호텔 프라도, 이용호·여운환 커넥션 사냥감이었다
호텔 프라도, 이용호·여운환 커넥션 사냥감이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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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는 정교한 덪을 놓았고, 여운환은 그 덪에 걸린 사냥감을 노렸다' G&G이용호 사건과 관련, 광주지역 유력폭력조직과 관련된 사업가 여운환(47)씨가 검찰에 전격 구속되면서 프라도호텔을 둘러싼 '이용호-여운환'커넥션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수사와 취재 등을 통해 확인된 커넥션은 여씨는 이 회장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수십억원의 돈을 챙기고, 이회장은 프라도호텔을 자신의 '기업사냥'의 한 제물로 삼기 위해 정재계에 발이 넓은 여씨를 앞세우는 이른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폭력조직 관련사업가 여운환 앞세워 대리운영
은행 여신목적 치밀작업 150억원 대출
주가조작, 회사인수자금으로 빼돌린 듯


그러나 광주에서 프라도호텔인수와 운영을 둘러싼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전략적 제휴를 훨씬 뛰어 넘어 총규모 600억원대에 달하는 주가조작 및 횡령사건의 주요고리이며, 프라도호텔은 이들에 의해 치밀하게 짜여진 덪에 걸린 '사냥감'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냥감에는 호텔마무리 공사에 하도급으로 참여한 광주와 서울지역 60여개 영세사업자들도 포함됐다.

G&G가 지난해 인수, 여운환이 임차 운영

광주시 남구 백운동 프라도호텔은 잦은 풍랑으로 부침을 거듭해왔다. 1988년 공사가 발주된 후 1년만에 부도를 맞은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무려 세번이나 부도사태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호텔이름만 리버티관광호텔-세종호텔-광주관광호텔-호텔 프라도로 세차례 바뀌었다.
주목되는 것은 5년새 5차례에 걸친 소유권 변동. 부도로 버려지다시피한 호텔은 95년 8월 한일투자개발에 낙찰됐고, 2년뒤에 쌍봉건영에 매매됐다. 이어 쌍봉건영은 99년 보고산업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 지난해 7월 소유권을 G&G구조조정전문주식회사로 넘겼고 같은해 11월에는 다시 미조투자개발주식회사로 넘어갔다.
여씨는 미조투자개발주식회사의 모회사인 주식회사 레이디의 부도로 프라도호텔이 연쇄부도를 맞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26일 보증금 20억원에 3년간 임대차계약을 맺고 운영권을 인수했다.

바지사장 내세워 치밀한 여신작업

프라도호텔과 관련 이회장은 외관상 잘 드러나지 않는다. G&G외에는 대부분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측근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측근들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호텔을 인수, 치밀하게 은행여신을 받기 위한 작업을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먼저 97년 호텔을 인수한 쌍봉건영의 이사진이 모두 이회장의 측근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대표이사인 채모씨(42)는 이회장 회사에서 상무로 일한 최측근, 이모씨(35)는 이회장의 동생으로 알려졌고, 이사 김모씨(43)도 마찬가지다.

채씨는 당시 쌍봉건영의 대표로 있다가 보고산업으로 상호가 바뀐 뒤 99년 12월 사임했다. 이어 이회장의 동생인 이씨가 보고산업대표로 취임했고, 김씨는 현재 프라도호텔 법적 소유권자인 미조투자개발의 대표를 맡고 있다.
따라서 이들 3명은 이회장의 G&G가 지난해 임의경매로 프라도호텔을 낙찰받기 3년전부터 이미 쌍봉건영에 이사로 취임한 후 사실상 같은 회사를 서로간에 사고 되팔아 온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쌍봉건영 역시 이회장이 경영하다 IMF직전 부도를 낸 '반도종합건설'과 유사한 '반도투자개발(96년)'에서 이름이 바뀐 뒤 다시 '세종호텔'을 연상시키는 '세종투자개발'(99.4), '보고산업'(99.6)으로 바뀌었다. 은행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기 위해 서로 주고 파는 편법으로 회사의 외양만 끊임없이 바꿔왔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호텔담보로 150억원 근저당 설정

한나라당 임진출의원은 14일 국감에서 이회장이 프라도호텔을 이용, 150억원의 대출 및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관련, 프라도호텔 채권단측은 이회장 등을 상대로 서울지검에 낸 고소장에서 여신을 위한 '미조투자개발의 위장 설립'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호텔공사 진행도중 3개월간 공사대금이 나오지 않는 시점에서 2000년 9월 미조투자개발이 설립됐고, 그 모체가 이회장의 최측근인 정모씨가 상무로 있던 주식회사 레이디 인점, 이어 11월 G&G로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침과 동시에 경기도 안양에 있는 D상호신용금고로부터 100억원의 근저당 설정을 마쳤다는 것.

실제 미조투자개발은 지난해 11월 15일 광주지점 등기를 마치자 마자 같은 날짜에 D상호신용금고로부터 50억을 대출, 프라도호텔에 100억원의 근저당 등기설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호텔 2차부도일인 12월 28일자로 나주시 세지면 에이원철강과 한양하우징이 조흥은행으로부터 각각 50억원씩 근저당을 설정, 프라도호텔을 담보로 모두 한달새 150억원이 대출 또는 근저당으로 설정됐다. 채권단은 "한양하우징 대표 현모씨가 여운환씨의 측근이며, 호텔공사와 관련해서는 2억원 정도의 공사밖에 하지 않았는데 호텔을 상대로 50억원의 담보를 설정한 근거가 의심스럽다"고 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프라도호텔을 담보로 대출된 돈이 600억원대에 달하는 이회장의 주가조작및 기업인수자금 등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검찰은 이회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D상호신용금고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

피해업체만 60여개 24억원

프라도호텔 부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는 공사 및 거래 납품 관련업체 총 64개업체로 미지급 대금만 24억원에 달한다. 이들 업체들은 99년 8월 공사재개당시 이회장이 대주주인 KEP전자주식회사가 인수해 공사를 재개한다는 것을 알고 하도급계약을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이 몇차례 부도를 맞은데다 이회장의 반도종합개발 부도전력 등 의혹이 많았기 때문이다. KEP전자는 물론 주식회사 레이디, D상호신용금고 등 계열사들이 버티고 있다는 말에 공사 등에 참여했고, 계약자인 KEP전자는 레이디 등이 발행한 약속어음에 배서해 공사대금 일부를 지급했다.

그러나 부도가 나자 피해를 입은 건설업자등은 채권단을 구성해 놓고도 채권을 행사할 대상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한 피해업자는 이와관련 "호텔 소유자인 미조투자개발 패표는 '바지사장'이었고, 실제 소유자인 레이디가구 상무 정○○씨는 레이디 부도로 잠적중이었다. 또 호텔운영자인 정간산업의 여씨는 50억여원의 레이디 어음을 내밀며 '내가 가장 큰 피해자'라고 했다. 결국 배후에 이용호회장이 있었고, 모든 것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채권단은 이회장과 여씨를 상대로 협상을 벌여 각각 미수대금 지급약속을 받아내기도 했으나 실제 지급되지는 않았으며, 그동안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조차 하지 못하다가 최근 'G&G사건'이 터진 뒤 지난 11일에야 대검 중수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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