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38. 바림 민화연구회
우리동네 재주꾼38. 바림 민화연구회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6.02.03 0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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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사진경(辟邪進慶) 담은 한국 민화 되살리기

【시민의소리=김다이 기자】“우리 지역에서 한국민화가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유명화가가 아닌 민중들이 옛날부터 그린 소박한 그림이 민화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민화 속에 다양한 꽃, 물고기, 용, 호랑이 등을 담아 액운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고 믿어왔다.

또한 척박했던 서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도 했던 민화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귀를 쫓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아 민화를 부적처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민화는 조선시대에 작품 활동이 활발하게 되면서 김홍도, 신윤복 작가가 등장하고,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현대미술, 미디어아트 등 새로운 미술 트렌트를 모방하면서 민화는 주목받지 못한 채 서민들이 그렸던 옛날 그림으로 남게 됐다.

동구 예술의거리로 들어가는 학원가 길목에 위치한 바림에서는 민화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2013년부터 활동하게 된 바림 민화연구회는 민화를 연구하고, 그리는 미술 동아리다.

바림의 뜻은 민화의 기법 중에 하나로 바림질붓으로 번지는 듯한 채색을 하는 기법이다. 작업실 벽면과 곳곳에는 병풍, 책가도, 호랑이, 연꽃, 물고기 등 회원들의 작품들로 가득했다.

민화는 그림 속에 그려진 대상에 따라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 호랑이를 그린 호작도, 달과 봉오리를 그린 일월오봉도, 모란꽃을 그린 모란도 등 다양하게 이름을 붙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숙하게 민화를 접할 수 있는 경우는 주로 병풍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혼례문화에서 병풍을 중요시 여기며 사용했다. 하지만 집집마다 있었던 병풍은 점점 사라지게 되면서 민화도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바림 민화연구회에서 민화를 가르치고 있는 강희정 씨는 “외국에서 우리 민화에 대한 관심이 많고, 서양에서 우리나라 민화 전시회를 하면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대사관에서 민화를 많이 찾는 편이다”며 “20여 년 전부터 문화재청에서 민화 복원사업 등을 시작하면서 다시 알려지고 있지만, 더욱 주목받아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후 민화 전시회는 현재 인사동을 먹여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또 다시 제2의 전성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민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전통방식으로 표현하는 분채, 천연안료, 아교 등이 필요하다. 색이 있는 돌가루를 물에 담가 색이 떠오르면 걸러 갈아쓰는 안료와 동물의 뼈나 가죽에서 추출해 얻은 단백질로 고유의 색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덧칠하는 아교 등이 매우 중요하다.

전통기법을 하지 않은 민화들은 흉내 내기에 불과하다. 바림 민화연구회는 이 모든 전통방식을 그대로 살려 민화를 그리고 있다.

민화는 본을 따서 그린 한지 뒷장에 종이를 덧대서 붙이는 배첩 작업도 중요하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회원들은 민화를 배우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른 채 전통 회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시간을 쏟고 있다.

현재 바림 민화연구회 회원들은 문화센터로 강의를 나가기도 하며, 대한민국 전통 채색화대전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강희정 씨는 “예술의거리로 가는 입구에 민화 공방을 열게 되면서 시민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며 “광주에서 민화가 제대로 붐이 다시 일어났으면 한다. 광주에서 민화축제를 기획해볼까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은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끌어낼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우리 전통기법으로 좋은 의미를 담아 그린 민화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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