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태양에너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차원에서 추진됐던 '태양마을 태양축제'에 대한 행정관청의 보조금 지원을 놓고 뒤늦게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순수민간 자율축제'를 표방했던 것과는 달리 주최측이 관청을 돌며 보조금 지급을 요구한데다, 이 과정에서 서구 부청장이 청장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결재를 거부했다가 '정치적인 이유로 훼방을 놓고 있다'는 시비에 휩쓸린 것.

태양마을태양축제추진위원회(공동대표 김양옥 광주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이상식 농성2동주민자치위원장 ·전남대교수, 김향옥 광주YMCA서구지회 화정복지회관운영위원장)는 지난달 31일부터 9월 2일까지 광주시 서구 농성동 상록플라자 광장 일대에서 '태양마을 태양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는 김상집 서구의회의원(기획총무위원장)이 기획하고 주도한 순수민간 차원의 축제로 관 주도의 여느 축제와 달리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준비한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주목을 끌었다.

순수민간축제라더니 관공서에 보조금 요청
'민간주도' 취지 달리 시.구청서 지원금 받아
보조금지급 3차례 거부 끝 결재 서구 부청장
'정치적 훼방'시비.행사추진위 항의방문 받기도

그러나, '순수 민간 자율축제'로 행사진행에 필요한 제반 예산을 자체적인 모금활동으로 확보했을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행사추진위원회는 광주시와 각 구청을 돌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민간단체 경상보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추진위가 지원받은 보조금은 광주시 500만원, 서구청 300만원, 남·북·광산구청 각 100만원 등 모두 1천 100만원으로, 추진위는 행사에 쓰인 전체 예산 3천 2백만원 가운데 보조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30여명에 달하는 추진위원들의 성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더욱이 보조금 지급과 관련, 서구청에서는 김종식 부청장이 이정일 청장의 지원지시에도 불구하고 3차례에 걸쳐 결재를 거부했다가 이상식 위원장 및 조진상 홍보위원장(광주시민환경연구소장·동신대교수)의 항의를 받고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서구청장으로 출마할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부청장이 역시 서구청장 입후보 예정자인 김의원 주도의 이번 축제에 대한 지원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정치적 훼방'이 아니냐는 시비가 일고 있다.

김부청장은 이와관련 "축제공화국이라고 할만큼 우후죽순식의 축제로 인한 폐단이 있는만큼, 차라리 축제보다는 골목길포장이나 하수도 뚫는데 예산을 써야 한다는게 평소의 소신이다"며 "정액보조단체도 임의단체도 아닌 단체가 '자기집 잔치를 남의 돈으로 한다'는 판단이 들어 결재를 거부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3차례의 거부끝에 결재를 한 배경에 대해서는 "무조건 상관이 지시한다고 따른다면 민주적이지 않다는 평소소신에는 변함없지만 정책적 판단의 경우라면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윗분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청장이 중국으로 떠나면서 간곡히 부탁을 해 결재를 한 것이다"고 설명하고, '정치적 훼방'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시각을 갖는 것 자체가 옹졸한 짓이다"고 잘라 말했다.

김부청장은 총무과에서 기안해 올린 보조급지급안에 대한 결재를 거부하다 지난달 24일 행사추진위 관계자들로부터 항의방문을 받았으며, 이 청장이 중국으로 떠난 하루 뒤인 28일에야 결재를 했다.

이와관련 행사추진위 관계자는 "이부청장이 뚜렷한 명분도 없이 '임의단체'니 '정치적 변질' 운운하며 보조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어, 사심이 개입된 것으로 판단해 항의 방문을 했다"고 말했다.

또 보조금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농성2동 지역축제로 잡았을때는 자체예산으로 꾸릴 계획이었으나 점차 서구축제, 나아가 시민축제로 확대되면서 예산조달이 어려워 보조금을 받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당초 취지와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단체 경상보조금이란게 주민들이 하는 일에 대해 지원해주는 성격이기 때문에 큰 문제될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