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아들도 못데리고 가는 여성전용 수영장
다섯살 아들도 못데리고 가는 여성전용 수영장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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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발전센터 여성전용 수영장 운영 논란>

"목욕탕도 아닌데 남성 출입 금지라니요"
조선시대도 아닌 21세기에 남녀를 구분하는 수영장이 생겨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광주시 상무지구 여성발전센터(소장·조점순)내 여성전용 수영장이 바로 그곳.

센터는 "이곳은 여성의 복지증진 및 피해여성을 돕기 위한 상담사업 등 여성들을 위해 건립된 곳이다"며 수영장 운영 역시 "여성들이 남성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족끼리 왔다 '여성전용'에 되돌아 와
이용객 대부분이 20,30대 주부·아이들


하지만 '여성전용'이라는 제약이 또다른 불편을 낳고 있다. (관련기사 7면)
"아들은 남자여서 들어갈 수 없다는데 다섯살 난 아이를 혼자 놔두고 수영을 즐길 수는 없잖아요"

이성자 씨(35·광주시 서구 금호동)는 지난 8월 초 아들, 딸과 수영장을 왔다가 그냥 돌아가야만 했다. 수영장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도 "개장 당시 가족끼리 왔다가 여성만 입장할 수 있다는 말에 그냥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혹스런 일이 반복되자 "성차별을 없애자고 여성들의 권익과 자아발전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는데, 오히려 확보된 이 공간 이용에서 그렇게도 혐오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던 성차별을 역으로 시작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기 시작한 것. "진정한 남녀평등은 남녀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서부터 시작하는게 아니겠어요" 비판하는 측의 주장이다.

"사춘기 여학생의 공간" 센터 입장 애매
'성 차별이 남녀 평등인가' 비판론 제기


하지만 센터의 입장은 변함없다.
"민감한 사춘기를 거치는 여학생들에게 필요한 공간이기도 하다"는 것이 센터측의 덧붙임이다.

그러나 실제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청소년들보다는 20대 후반부터 중년 여성 등 주부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7월 여성발전센터는 청소년들이 시설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공간인 도서관을 폐관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여성발전센터가 비록 '여성 권익 보호를 위해서'라는 운영방침을 거듭 강조한다 할지라도 시민들로부터 크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새겨들여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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