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 대한 몇가지 오해와 진실
여론조사에 대한 몇가지 오해와 진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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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회조사연구소(소장 김순흥 광주대 교수)가 광주지역 일선취재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자제 선거 및 도교육감 선거관련 여론주도층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조사 자체와 결과에 대한 불쾌감과 우려감을 표시해왔던 고재유 광주시장과 일부언론이 조사결과가 나오자 조사기법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

이에따라 사조연이 조만간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을 검토하고 있어 여론조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사조연 여론조사 결과 논란
조사기법 악용가능성 등 문제삼아
사조연"여론조사 그 자체로만 보라"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문제제기는 크게 표본수가 너무 적지 않느냐는 조시기법에 대한 것과 함께 의도가 무엇이냐 등 정지적인 논란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제기는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 사회조사연구소와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우선 표본수에 관한 것이다. 바로 이번 기자대상 설문에서 154명의 표본은 너무 적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에대해 사조연 소장 김순흥 교수는 "이번 조사의 모집단이 300명이기 때문에 표본 154명은 결코 적지 않다"며 "모집단이 10만명이상이면 무한대집단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도 표본은 400명에서 1천명이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무한대집단에서 표본수를 무작정 늘리면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광주시가 27일 용역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시도통합관련 여론조사 용역 계획안에서 표본을 5천명으로 한 것은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사건으로 회자될 만 하다는 지적이다.

시기와 악용가능성도 논란거리다. 사조연의 여론조사에 대해 왜 지금이냐는 문제제기가 적지 않았다. 고 시장 등 광주시 공무원들은 이번 조사에 대해 지방선거가 아직도 많이 남았고 입지자들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출된 현직만 분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김 교수는 "지방선거보다 더 많이 남은 대통령 선거도 이미 여론조사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전제한 뒤 "시험에서 공부를 잘해 좋은 점수를 받을 생각은 안하고 왜 시험을 보느냐고 문제삼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악용 가능성에 대해 "공익적 목적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해 발표하는데 누가 이용할 것이 무서워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도 발표하지도 말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이어 "여론조사는 궁금하니까 하기도 하고 가설에 대해 맞는지 안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그 자체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광주리서치 김 준 대표도 "여론조사는 통계의 과학"이라고 전제한 뒤 "여론조사는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사실에 대해 조사를 통해 입증해 주는 것이므로 거기서 출발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며 사실 여론조사의 의미도 그것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여론조사에 대해 조사방법과 샘플이나 오차를 함께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결과만 놓고, 특히 선거의 경우 몇% 차이의 순위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조연의 조사에 대해 "표본 등 조사기법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설문은 여론조사라기보다는 특정집단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시도민 전체가 결정해야할 문제에 대해 기자들은 어떤 의견인지 알아보는 것 외에 어떤 의미도 없으며 무엇보다 이번처럼 선거의 경우 시도민 전체의 의사가 중요한 사안이므로 기자들은 절대적 대표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이번 조사결과는 여론조사는 역시 조사기관의 객관성과 여론조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교훈적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기관은 더 높은 객관성과 과학성을, 이를 해석하는 이들은 여론조사를 그 자체로 바라보는 성숙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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