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우등 80% 차지 ...버스비 인상 아닌가
금호고속, 우등 80% 차지 ...버스비 인상 아닌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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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딸네집 가려 터미널서 3시간째 기다리는 박노인

박모 씨(65·광주시 남구 주월동)는 부산에 사는 딸에게 가기 위해 벌써 3시간째 광천고속버스터미널에 앉아있다. 오전 6시 20분 출발인 광주-부산행 일반 고속버스를 놓쳤기 때문.
"자식들이 땀 흘려 번 돈인데 조금이라도 싼 거 이용해야지요"
일반 고속버스의 다음 배차시간까지 우등 고속버스가 13대 운행되지만 박씨는 5,300원을 아끼기 위해 10시 30분까지 대합실에서 일반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비싼 우등은 늘리고 일반버스는 줄이고
배차비율 우등 8 : 일반 2


가계사정이 넉넉치 못해 자가용 하나 마련치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러나 고속버스가 이들을 한 번 더 울리고 있다.
고속버스 업계가 경영난을 이유로 일반 고속버스에 비해 요금이 50% 비싼 우등 고속버스 배차를 계속 늘리고 있는 것. 현재 일반버스와 우등버스의 배차 비율은 2대 8. 우등버스가 처음 등장하던 93년 상황(당시 비율 7대 3)과 정반대다.

하루 광주-서울간 운행되고 있는 고속버스중 우등버스는 158대, 일반버스 35대로 배차 간격은 각각 5분, 30분이다. 차량 운행이 적을수록 일반버스의 배차 간격도 더욱 길다. 광주-부산행은 고속버스 48대중 일반버스는 4시간 간격으로 1대씩 하루 5대가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개통한 광주-인천국제공항행의 경우는 우등버스만 운행하고 있다.

비싸다고 서비스 질 높은 것도 아니던데…

때문에 시민들은 우등버스 증차에 '편의'를 느끼기보다 불만이 더 높다. 이들은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일반버스를 이용하려는데 배차시간이 너무 길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우등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승객들은 또 "자가용 없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우리의 사정을 고려해야 할 것 아니냐"며 배차 비율의 균형을 맞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등버스가 비싼 요금만큼의 편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시민들의 불만사항이다. 우등버스는 장거리 이동하는 승객들에게 보다 넓은 좌석을 제공하고 라디오나 TV 개별 청취도 가능토록 장치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같은 서비스는 사치와 낭비일 뿐 우리를 위한 편의는 싼 요금, 편한 좌석의 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비싼 우등버스 늘려놓고 타라고 하면 그것은 일방적 횡포에 다름아니다"는 것이다.

버스회사측 "승객 줄어 어쩔수 없는 일"

하지만 고속버스 업계는 이런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경영 악화에서 비롯된 결과이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 금호고속 영업1팀 장수봉 과장은 "회사가 부도 나면 승객들에게 편의 제공도 못한다"며 "93년에 비해 승객 수가 40% 정도 줄어 우등고속 증차를 해도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과장은 덧붙여 "시민들의 사정을 모르지 않기 때문에 일반버스를 이 정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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