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유명 입시학원 "횡포 아닌가"
광주 유명 입시학원 "횡포 아닌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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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일선 입시학원은 콩나물시루 같은 강의실 속에서 수강료 올려받기가 벌어지고 있지만 관할 교육청에선 현황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내 유명 입시학원인 대성학원의 경우 모두 19개반에 각 학급당 90명 안팎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어 수강생들 가운데는 "비좁은 것은 물론 냉방시설조차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불만스러워 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입수능시험 70일 앞둔 입시학원
수강료 올리기, 학생 늘리기 분주


이에 대해 학원관계자는 "수강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청에 신고한 정원 내에서 수강신청을 받았으므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학원이 교육청에 신고한 '일시 최대수용력'은 4천770명. 그러나 관할 교육청에서는 신고된 숫자와 실제 수강인원을 비교할 수 있는 현황을 가지고 있지 않다.

동부교육청측은 "수강생의 숫자는 분기별 현장지도감독을 할 때 확인하는 정도"라며 "잘 하고 있는 학원을 괜히 들쑤실 필요가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일부학원에선 수업시간을 늘릴 수 밖에 없다는 이유로 수강료를 올려 받기
도 한다.

시내 양영 입시학원의 경우 교육청에서 제한하고 있는 단과수강료 4만2천원에 6천원을 덧붙여 받고 있다. 학원측에선 "50분 짜리 수업으로는 한 달 안에 교재를 끝낼 수 없어서 70분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수업을 하므로 당연히 올려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합반 학원의 경우 교육청에선 일일 6교시에 20일 수업을 기준으로 13만6천500원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시내 학원들 중에는 수업시간을 하루에 두 시간에서 세 시간까지 늘리는 방법으로 수강료를 더 받고 있다. 특히 이때 추가되는 수강료는 단과강의 수강료로 적용하다보니 세시간만 늘어도 종합반 수업료는 26만원에 이르게 된다.

수업시간 늘리는 방법으로 수강료 올리기
힘겨운 재수생과 학부모


사정이 이런데도 올 들어 교육청에 수강료 인상이나 교습시간 연장으로 인해 지적되거나 시정조치된 경우는 없다. 교육청에서는 학원이 수강료를 올려받거나 교습시간을 무단연장하면 벌점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97년 이후 제자리인 수강료에 대해 학원측의 인상요구가 높다"며 "지도는 하지만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긴 어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기본 수강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비싼 만큼 다른 서비스가 있을 것"라며 문제삼지 않고 있다.

수강생들의 경우 수업시간이 늘면 그만큼 짧은 날짜 안에 교재를 마무리 할 수 있어 좋다고 하면서도, 여기저기서 올려 붙는 수강료에 힘겨워한다.

일등학원 수강생 박모양(20. 재수생)은 "수업료 22만원에 전산처리비 3천원, 그리고 교재비가 과목마다 5천~9천원이다. 여기에 보충수업비 5만원까지 더해지다보니 부모님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양은 "좋은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뭐라 얘기하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의 부족한 인원으로 4000여개에 달하는 광주시내학원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대학입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재수생들이 정당한 수강료와 쾌적한 학습환경 속에서 수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도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담당 교육청이 아니면 할 수 없다.

이러한 지도감독권과 관련 "교육청이 엄격한 규정적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학원측 눈치보기 아니냐"는 비판도 있음을 귀기울여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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