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고 요새 무슨일 있나?
세종고 요새 무슨일 있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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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고사태 마침표 찍나?>
<14년전 비리연루 퇴진 설립자 복귀움직임에>
<교사들, 시교육청 방문 정상화 방안 촉구>
<국회. 교육인적자원부 방문 부당함 호소>



지난 88년 사학비리사건으로 14년동안 파행과 정상화를 거듭하며 혼돈을 겪고있는 광주시 광산구 세종고(옛 광이고) 사태가 최근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세종고 교사들은 광주시교육청을 방문, 정상화와 관련된 교육청측의 프로그램을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당초 설립자였다 학생 부정입학과 교사 기부금 채용 등 사학비리에 연루돼 재단에서 쫓겨났던 유성배씨가 다시 학교를 되찾겠다고 나서자 이를 묵과할 수 없다며 나선 것.
이들은 또 지난달 국회에까지 달려가 교육위원회 설훈의원을 만나 14년동안의 세종고 사태의 전말을 설명하고 유씨 복귀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한편 교육인적자원부에 정상화 방안에 관한 자문을 구하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다.

14년전 설립때부터 이권개입 말썽
잇단 분규, 관선이사 세차례 파견


경과
현재의 세종고는 지난 86년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에 정성학원 광이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출발하면서부터 말썽이 일기 시작했다. 설립과정에서 이권개입에 연루돼 위모씨가 구속되는가 하면 당시 전남도교육감이었던 김낙운씨가 중도에 사임하는 등 파란을 예고했다.
정성학원에서 유성학원으로 법인명이 바뀌고 학교이름도 세종고로 개명된 88년 각종 비리사건이 터져나왔다.
당시 세종고에 배정된 학급 수는 7학급이었으나 신입생들을 더 받기 위해 3개학급에 해당하는 학생 수를 더 입학시키는가 하면 각 반마다 10여명을 추가로 입학시키는 등 인가된 학생 수보다 320명이 많은 학생을 받아들였다. 또 신규교사를 채용하면서 기부금을 받고 채용된 교사들도 1년동안 임시교사로 남겨두기도 하고 여교사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등 비리가 나타났다. 이에따라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이 이에 반발, 40여일동안 비리재단 척결을 외치며 학내분규를 일으켰다.
당시 유씨는 학교장을 맡고있었고 유씨의 부인이 이사장직에 있었다.
감사 직후 이사들은 스스로 사퇴하고 시교육청이 같은 해 12월 정석종 현 전남대학교 총장을 이사장으로 하고 윤장현 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수남 조선대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된 관선이사진을 구성하면서 당시 세종고 사태는 일단락됐다.
5년동안 지속된 관선이사 체제는 93년 7월에 이르러 한차례 개편되고 난 뒤 2차 임시이사에서 마련한 정상화조건을 맞춘 최윤동씨가 정이사로 선임되면서 외형상 정상화가 이뤄졌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유씨가 주도한 이른바 '유성학원 발전협의회'라는 단체가 학교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등 소동이 있은 뒤 같은해 4월에 세 번째로 관선이사가 파견돼 현재까지 학교운영을 맡고있다.

관선이사회 '복귀 금지' 명문화
'발전협' 단체 만들어 이사 압박


설립자 복귀 움직임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어온 과정에서 유씨는 끊임없이 재단에 다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종고 교사들에 따르면 유씨는 92년에 대리인을 내세워 재단을 다시 접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당시 관선이사의 승인없이 재단을 매도하려고 시도하고 93년에는 학교를 인수할 조건을 갖춘 적임자가 나타나 정이사로 승인하려 했을 때 이를 저지하는 등 지속적으로 재단에 복귀하려 했다는 것.
하지만 유씨는 학내비리 사건 이후 관선이사회에서 '유성배씨는 재단에 복귀할 수 없다'는 조항을 아예 정상화조건으로 못박아두는 바람에 전면에 나설 수는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유씨는 93년 최윤동씨와 일정한 시기에 학교를 유씨에게 되돌려준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맺고 최씨가 정이사로 선임되도록 도왔다는 것이 교사들을 설명이다.
하지만 유씨와 최씨의 이면계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들 사이에 또 다시 법적분쟁이 발생, 일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됐다.
그런 와중에 지난 96년 최씨가 정이사로 있을 당시 유씨는 세종고 운영에 뜻을 두고있는 광주 S중학교 김모교사와 함께 이른바 '유성학원 발전협의회'라는 단체를 구성해 최씨를 압박해 들어가면서 세종고를 둘러싼 복마전은 더욱 꼬여갔다.

올해 조속 정상화설 돌아 교사들 긴장
교육청 "급히 결정될 문제 아니다" 부인


최근 상황
유씨측과 교육청, 교사들, 최씨, 관선이사 등 관계인들 사이에 이같은 갈등이 매년 불거져 오는 과정에서 지난 7월 교사들을 바짝 긴장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면계약 파기 이후 갈등을 빚어오던 유씨와 최씨가 그동안 진행됐던 소송을 취하하고 합의서를 교육청에 제출하자 '교육청이 이에대해 적극적으로 심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설이 나돈 것. 유씨의 복귀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 교사들은 다급하게 논의를 거쳐 김원본 교육감을 만나고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인적자원부에 뛰어다니며 설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유씨 복귀반대를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광주시교육청은 현재로선 조기 정상화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홍성률 광주시교육청 기획예산과장은 "정상화가 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유씨가 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해놓은 소송이 마무리돼야 하는데 이 과정이 몇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또 학교를 인수할 능력과 소양을 갖춘 적임자가 나타나더라도 정상화 과정은 임시이사진의 결정에 따라 투명한 절차를 거쳐 이뤄지게 돼 교사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진행되거나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씨 복귀를 적극 저지하고 있는 교사들은 의혹의 눈길을 완전히 거둘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한 교사는 "3차례에 걸친 관선이사 파견이나 기형적 정이사 체제를 승인했던 과거를 되돌아볼 때 교육청의 결정이 다소 의혹이 있는 부분이 많다"며 "또 분규 학교의 정상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교육청이 14년 동안이나 파행적인 구조를 내버려두다시피 한 데에도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교사들은 지금까지 이같은 파행구조를 더 이상 이끌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립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올해들어 다소 잠잠했던 세종고 사태가 지난달부터 새로운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 것으로 보여 올해 안에 지루한 파행이 해소될 실마리가 풀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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