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지지 후회한다 노동자 후보내자
DJ지지 후회한다 노동자 후보내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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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노조간부대상 설문조사>

2002년 선거에서 제3의 세력이 기존 정치권 내에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과거 어느 시기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가 가능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내년 선거, 특히 지방선거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윤영민)는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지역본부 산하 대의원 및 소속 노동조합 간부 4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2년 4대 지방선거 및 대통령 선거 관련 정치방침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10일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노동조합 간부들은 지난 97년 대선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새천년 민주당에게 보냈던 지지를 대폭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명 중 3명 꼴인 75.2%가 지난 대선 때 김대통령을 선택했다고 밝혀 당시까지만 해도 광주전남지역 노동계는 김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 당시 지지자 가운데 63%가 '당시의 선택을 후회한다'고 밝혀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37%의 2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4명중 3명 97년 DJ 지지..지지자 63% '후회'

또 민주당에 대한 평가에서도 '계속 지지해야 한다'(11.6%)와 '비판은 신중해야 한다'(31.7%) 등 우호적인 분위기보다 '기대할 것 없다'(27.4%) 또는 아예 '반대해야 한다'(27.2%) 등 부정적인 성향이 더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을 통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정부여당과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었던 점이 노동자세력과 현정권과의 정서적 거리를 더욱 벌어지게 만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적인 현상으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평가도 후하게 내려졌다.

지난 97년 2월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결의하고 민주노동당을 창당한 결정에 대해서 응답자 3명 중 2명 꼴인 68%가 '올바른 결정이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또는 '잘못된 결정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바람직했다'고 답했다. 또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에 대해 묻는 보완질문 6개 항목 분석결과 '매우 그렇다'(5점)에 거의 일치하는 4.78점의 결과를 얻어냈다. 같은 평가기준으로 민주노동당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성장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서도 응답자들은 평균 3.76점을 주었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가 내년 선거국면, 특히 대선에서 정확히 표로 연결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같은 성향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민주당과 노동계의 관계설정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

지역노동계 정치세력화 필요성 강조

또 '독자후보 추대'냐 '전략적 연대'냐를 두고 매번 대선때마다 되풀이됐던 논란을 최소한으로 줄여줄 수 있는 척도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 앞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응답자들은 설문을 통해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향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우선 2002년 지방선거에 '노동자후보 출마'에 대해서는 81%가 찬성한다고 밝혔고 가장 적합한 참여방식으로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선별대응'(60.5%)을 가장 선호했다. 그 다음으로 '낙선 지지운동'(21.3%), '가능한 많은 후보 출마'(13.2%) 방식을 꼽았다.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광주시장과 관련, 45%가 '노동자후보를 내야 한다'는 응답을 보였고 15%는 '보통이다'는 반응, 나머지 40%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자치연대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속에서 시민시장 후보를 출마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47% 찬성, 9.5% 보통으로 56.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선거시기까지 앞으로 10개월여 남은 기간동안 후보자 물색, 노동계 내부의 준비,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논의 등 다양한 과정을 거친 뒤 어떤 형태의 시장후보가 나타날 지 아직 미지수다. 시장 선거는 또 민주노총 지역본부 차원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있는 선거라고 볼 때 이와 관련된 향후의 논의가 비상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노동계 내부에서 적극적인 정치세력화의 의욕이 있는데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현상,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선거개입 등 요인으로 볼 때 오는 시장선거는 민주당 공천만으로 당선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응답자 대다수 "선거에 직.간접 역할 하겠다"


이처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거가 닥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비용을 모금하는 문제에 대해서 64%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현했으며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응답자가 17.8%, '가능한 한 돕겠다'는 응답자가 68.5%로 절대다수가 선거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가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만큼 직접 정치참여를 묻는 질문도 포함됐다. 설문에 응한 노조 간부들 가운데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할 의사가 조금이라도 있는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고 실제 이 가운데 적극적 출마의사를 밝힌 응답자도 5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설문응답자들은 정치에 관한 소식이나 정보를 주로 신문에서 얻고 그 다음으로 텔레비전,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자주 읽는 신문은 한겨레 신문(43%)으로 조사됐고, 지방지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신문은 광주일보, 시민의 소리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그동안 '그럴 것이다'고 예측했던 많은 부분에 대해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했다"며 "이번 조사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이제 더 이상 토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주요한 사업이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와 멀리는 대선까지 이어지는 선거에 대한 대비를 시작한 셈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수구세력들의 결집이 눈에 보이게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 속에 가장 진보적 정치세력의 가능성을 갖고있는 노동계가 앞으로의 과정에서 얼마만큼 약진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민주노총과 광주리서치가 7월 16일부터 7월 21일까지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대의원 및 소속 노동조합 간부 423명을 대상으로 다단계 층화표집방법과 질문지를 이용한 개별면접 방법을 활용해 실시됐으며 자료분석에는 SPSS/Wimdows가 사용됐다.
연맹별로 응답자를 살펴보면 금속연맹이 28.8%(122명), 화학섬유연맹 25.8%(109명), 전교조 13.7%(58명), 공공운수사회서비스연맹 10.4%(44명), 보건의료노조8.0%(34명)등이며 연령별로는 20대가 6.3%, 30대가 64.5%, 40대가 28.3%, 거주지별로는 광주가 56%, 전남이 4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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