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부부 3쌍중 1쌍 이혼-이혼후 삶에 관심을
결혼부부 3쌍중 1쌍 이혼-이혼후 삶에 관심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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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방의 한 아파트에서 한 30대주부가 포대기에 자신의 아이를 들쳐맨 채 투신, 자살했다.
경찰조사결과 이 주부는 현재 이혼소송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행히 죄없는(?)아이는 목숨을 건졌으나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이혼세태'의 심각함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 나라에서는 하루에 3백29쌍의 부부가 이혼, 혼인한 부부 3쌍중 1쌍꼴로 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일 법원행정처 발간 2001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하루평균 119쌍의 부부가 '이혼소송'을 낸 것으로 나타나 이혼한 부부 3쌍중 1쌍이상이 '법대로'이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혼 자체는 더 이상 사회문제가 아니다"면서"이혼과 관련한 법적인 문제나 이혼후 자녀양육문제 등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해 초 이혼전문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현재 변호사를 만나 '이혼'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 >


이혼전문 홈페이지 개설한 이현재 변호사


"이혼은 더이상 사회문제 아니다"


"이곳 사이트에 들어와 보니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 많네요. 생각도 많이 하게되고. 4년동안의 결혼생활동안 이혼을 생각한게 여러번인데 시간이 지나면 그냥 덮어두고 문제가 생기면 또 고민 하기를 여러번...그때 헤어졌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후회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18개월된 아이도 있는데, 아이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가 많이들 걱정거리로군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서로로 인해 인생도 인간도 망가져 버렸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불쌍하군요".

"아내와 이혼소송에 들어간지 5개월이 넘었습니다. 처음 아내의 소장을 받고 너무 황당하여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잘 대해준 부모님과 시누이들에게 구박을 받았다고 하지를 않나, 모시지도 않은 부모님을 모셨다고 하지를 않나. 버릇을 고치지 않고는 도저히 살지 못할 것 같고, 다시 살려니 제가 자신이 생기지 않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할려니 자기 자식도 아닌 애들을 키워 줄려는 사람이 있을는지.... 정말 진퇴양란... 어떻 할까요?".

최근 우리 사회에 이혼률이 급증하면서 이혼상담이나 이혼후 자녀양육 및 재산분할 등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이혼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http//my.dreamwiz.com/woomoon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 해 3월 개설된 이혼 전문 홈페이지에는 하루 7∼800명의 예비이혼자들나 '경험자'들이 방문, 서로의 고민을 토로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를 개설한 이현재변호사(44·법무법인 서석)는 "개설초기 한달에 기껏 7∼80건에 그치던 접속 건수가 올들어서는 하루에 7∼8백건에 이를 정도로 방문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이혼자체는 더 이상 사회문제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예비이혼자 등 하루 7백-8백명 사이트방문
인구 1천명당 이혼율 2.5건 '선진국 수준'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 한해 우리나라에서는 33만4천쌍이 결혼했고 11만9천쌍이 이혼, 3쌍이 결혼할 때 1쌍이 이혼하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이혼율(2.5건)도 미국 4.2건보다는 낮지만 캐나다(2.4건), 프랑스(2.3건), 대만(2.2건), 일본(2.0건)보다 높아 일찍이 성개방문화가 정착된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하루에만 3백29쌍이 이혼한 셈이니 10년전에 비하면 꼭 10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변호사는 "요즘 이혼추세를 보면 남자의 외도나 폭력이 압도적이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여자의 부정한 행위나 늦은 귀가, 가정무관심 등을 이유로 남자가 원고가 된 경우가 많아졌다"면서"이는 시대의 변화를 쫒아가는데 있어 여자의 경우 시속 200㎞속도의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남자는 여전히 가부장적 의식에 젖은 채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으로 비교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사회진출에 적극적이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됨에 따라 더 이상 참지 않는데 있고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개인 중심적 사고방식과 충돌하면서 전통적인 공동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혼사건의 구체적 사유도 달라져 외도, 폭력 등 '전통적'사유보다 애정상실, 대화단절, 성생활불만, 낭비와 사치, 성격차이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성외도, 가장무관심 등 사유 세태변화
자녀양육, 재혼 등 사후문제에 귀 기울때


"남편이 부인에게 '왜 시댁에 잘하지 못하느냐'고 질책하면 바로 '그럼 친정에는 잘하느냐'고 자연스레 반박하는 시대가 됐고 이웃과 끊임없는 비교 등으로 남편혼자 돈 벌어온다해서 감사해하는 풍조는 이미 사라지고 있다"는 그는 "결혼은 운명이 아니고 선택이며 첫 단추가 잘못 끼어져있는데 나머지를 계속 잘 못 끼울 필요는 없으며 잘못된 선택에 대해서는 미련을 두지 말아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혼율의 증가로 인한 피해는 그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국가적 차원에서도 많은 부담을 안겨준다.

"한쪽 부모의 자녀양육문제, 보육원에 버려지는 '이혼 고아'의 양산, 가출하여 방황하다가 비행청소년으로 전락되는 사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러면 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이혼 증가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 등을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된 것"이다.

이변호사는 이와관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유책(有責)주의'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혼소장의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이 바람을 피웠네, 때렸네, 시댁에 잘 못하네, 살림을 잘못하네, 애들 교육이 엉망이네 등등으로 도배되어있으나 상대방과 행복했던 기억이나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하는 말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면서"유책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한 한때 자기가 목숨을 내어줄 만큼 사랑했었던 그 상대방에 대하여 입에 담기도 더러운 말을, 그것도 공개된 법정에서 해야하며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패소할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어서 점잖은 말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언행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식 '파탄주의'의 경우 누가 잘못했는지 귀책여부를 따지지 않고 법원이 객관적시각에서 혼인관계를 계속할 수 있겠는 지의 여부만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는 "꼭 해야할 이혼을 막는 것이 한 인간의 삶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면 이혼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인 시각은 고쳐져야 한다"면서"재혼에 대한 시각을 완화하고 이들을 배려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가 말했듯이 결혼생활은 완전히 정지된 안정된 생활이 아니라 끊임없이 문제를 야기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동적인 조화이며 과정으로서 다시 말하면 행복한 결혼이란 대립·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문제를 협력, 해결하여 보다 나은 상태로 끌어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의 과정"이라며"이처럼 행복한 결혼에 대한 개념을 대립과 갈등을 해결하려는 한 과정으로 파악한다면, 대립과 갈등에 빠져 있다고 하여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대립과 갈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때론 즐겨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홈페이지가 꽤 알려지면서 본의아니게 이혼전문변호사로 소문났다"고 웃는 그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을 수 있고 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넷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는 각종 이혼뿐 아니라 혼인, 사실혼 및 민사, 형사 등 각종 재판정보 등에 대한 유익한 정보가 담겨있으며 무료, 유료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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