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밤 '켜지지 않는' 거꾸로 가로등
깜깜한 밤 '켜지지 않는' 거꾸로 가로등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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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듯한 더위 속에 '밤피서'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밤에도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잠 못 드는 시민들이 인근 공원을 찾고 있는 것.
그러나 일부 공원의 가로등이 암흑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더위를 식히려 나온 공원에서 오히려 불쾌지수만 높아져 돌아가는 일이 잦다.

광산구 송산유원지, 염주체육관앞 녹지 등
열대야로 공원 찾는 시민 불쾌지수만 높여


광주시 광산구에 위치하고 있는 송산유원지. 이곳은 넓은 잔디와 호수 조성 후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으나 밤 9시 정도면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시민들의 불편을 속시원하게 해결해 줄 곳이 없다. 이곳은 원래 광산구청이 관리했으나 지난 7월 25일 민간 업체인 '송산내재계발'에 대행하면서 모든 책임이 옮겨진 상태다. 하지만 송산내재계발 측은 "우리가 관리하기로 계약한 시간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서 그 이후 상황은 우리 책임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같은 책임 떠넘기기 때문에 유원지 내 가로등 점등 장치는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고 있다. 또, 더위를 참지 못하고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까지 있어 위험 상황을 초래하고 있기도 하다.

캄캄한 밤 적막만 흐르기는 광주시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입구 왼편 녹지도 마찬가지. 이곳은 월드컵 기획단에서 지난해 10월 공터를 녹지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 최근 인근지역 도로 공사로 인해 가로등에 전기가 연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안내문 하나 없어 밤늦게 이곳을 찾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체육관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둔 채 더위를 식히다가 돌아가는 상황이다.

광주시 동구 무등산 관광호텔 입구 부근 등산로는 더위를 피해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50m 간격으로 설치된 가로등 때문에 등산객들은 "어둠 속에 산행을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의견이다. 동구청은 이에 대해 "가로등을 추가로 설치하려면 도로 공사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민원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훤한 대낮 '꺼지지 않은' 가로등

이처럼 무용지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가로등이 있는가 하면, 훤한 대낮까지도 꺼지지 않고 빛을 발하는 가로등도 있다. 지난 9일 광주시 동구 산수5거리 주변의 가로등이 무선 원격 제어장치 고장으로 오전 9시가 넘어서까지 소등되지 않아 민원이 제기된 후 뒤늦게 수습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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