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장사익 강진서 수모...네티즌 분노
소리꾼 장사익 강진서 수모...네티즌 분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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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

마흔 여섯 늦깎이로 데뷔해 노래마다 마음속 깊은 심연에서 우러나는 삶의 절절한 무게를 실은, 그래서 '이 시대의 소리꾼'이라는 장사익(52).

그 장사익이 최근 전남 강진군이 주최한 청자문화제에 초청가수로 참석했다가 동네 콩쿨대회 가수만도 못한 수난(?)을 당해 강진군, 인터넷 Daum cafe '소리꾼 장사익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 관련 인터넷홈페이지에 수백명의 성난 네티즌들이 울분을 터뜨리고 나섰다.

네티즌들의 글을 종합해본 사건 전말은 이렇다.

강진군이 개최한 제6회 청자문화제기간중인 지난 2일 오후 7시 청자공개경매행사에 이어 청소년 어울마당행사가 열렸고 이후 다음 행사와의 사이에 장사익이 게스트로 특별 출연키로 예정된 것.

'막간을 이용하여' 드디어 장사익이 출연했으나 직전 어울마당 행사에서 신이났던 청소년들, 장사익을 모르는 그들은 주섬 주섬 자리를 차고 일어나기 시작하는 등 산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래도 장사익은 예의 우렁찬 소리로 노래를 시작, '찔레꽃'을 선두로 '님은 먼곳에' 그리고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부르고 마지막으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르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가 열창을 하는 도중 돌연 '청소 아줌마'가 나와 무대를 빗자루로 쓸고 다니지를 않나 동백아가씨를 절반가량 불렀을까 느닷없이 사회자가 "시간이 없다"며 노래중지를 요청하더니 급기야 음악을 꺼버린 것이다.

그는 '황당해하며' 무대를 내려올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노래도중 무대 빗자루 질
사회자, "노래중지" 요청 음악 꺼버려


'강부자'라는 네티즌은 "분노를 넘어 음악인으로서의 그런 대접을 받았다는것에 대해 울분을 느끼는 것이 옆에 있는 우리들에게까지 와 닿는다. 차안에 계시던 부인마저 눈물을 보이고...그는 오후 9시에 잠깐 출연할 무대를 위해 서울에서 강진까지 왔고 오후3시부터 저녁식사도 하지 않은 채 무려 7시간을 기다렸다"며 강진의 주최측의 무성의함과 형식적인 유치에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살고있다는 '열받았어'란 네티즌은 "참 좋은 행사를 한다 싶었더니만 부끄럽지 않으신지요, 다음엔 좀더 준비하고 수준을 높여서 행사 진행하고 인간적인 도리도 좀 지킬줄 아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때문에 평소 하루 몇 건에 불과하던 군 홈페이지에는 조회건수까지 하루 수백건에 이르는 폭증사태에 이르렀다.

강진군 사과문 게재
장사익 팬클럽, 네티즌 자제 당부


이에놀란 강진군은 홈페이지에 '장사익 선생님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회자와 행사진행요원의 상황판단 잘못으로 선생님과 관객여러분께 심려를 끼친점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추후에는 이러한 일이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사오니 널리 양해하여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며"청자문화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애정어린 질책과 격려를 하여 주신 네티즌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장사익 팬클럽(www.oldlp.com/jangsaik)측은 그러나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왈가왈부해봐야 이번 사태가 별루 달라질게 없을거라구 본다. 오히려 '장사익'란 소리꾼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같은 반응이 되레 반감을 사게 되지 않을까 내심 우려가 된다'며 차분한 대응을 당부하고 나서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장사익은 장고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어릴 적부터 고향(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의 '새납(태평소)'소리를 가슴속에 품고 살았고 94년 전주 대사습에 나가서는 '금산 농악'에서 새납을 연주해 장원을 따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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