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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박열], 그의 뜨거운 인생
김영주 영화칼럼니스트  |  siminsori@simi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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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6  13: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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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은 이준익 감독이 일제 시절 ‘아나키스트 박열’의 삶을 다큐스타일로 그려낸 영화이다. 이준익 감독은 [황산벌]에서 신라와 백제의 싸움을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로 패러디하며 쎈세이션을 일으키고, [왕의 남자]에서 여장남자 이준기의 애매모호한 매력으로 1000만 관객을 사로잡았다. [라디오 스타]로 서민의 삶에 숙성 깊은 장면을 보여주어서 그의 작품에 기대가 많았지만, 뒤이어서 그만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사도]가 진지하게 다가오더니, 마침내 [동주]로 잔잔하게 스며들어 왔다. 이번에 [박열]을 만나니, 저절로 [동주]의 다큐스타일이 떠올랐다.

   
 

박열? 누구지? 인터넷 마당을 찾아보니, 일제 시절 1930년대의 아나키스트(An-archist)란다. 그들은 “an(없다) + archism(사회통치체제) = 그 어떤 세상의 통치체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이념 또는 국가란 상류층의 돈과 권력을 미화하여 포장해 주는 부당한 도구”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다. 더구나 마르크스가 아나키스트 바쿠닌을 맹렬하게 비난한 바가 있어서, 흔히 “공산주의보다 더 왼쪽에 자리한 극단적 이념”으로 알고 있으며, 20세기 초반의 수많은 테러 사건에 연루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극단적인 범죄집단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들이 국가나 정부를 상류층의 돈과 권력을 맹비난하는 이념을 추구하지만, 그들을 공산주의보다 더 왼쪽이라거나 극단적인 테러리스트로 여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아나키즘은 1% 작은 정부(Small Gov.=극소정부)에 99% 서민들이 스스로 주체를 세우는 자율自律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를 추구한다. 그 주체를, 아담 스미스처럼 사적소유를 터전으로 하자는 주장과 장자크 루소처럼 공동소유를 터전으로 하자는 주장이 있다. 20세기 초반에는 공동소유를 터전으로 하는 아나키즘이 중심을 이루다가, 68혁명을 변곡점으로 사적소유를 터전으로 하는 아나키즘이 득세하면서, 아나키즘은 평화운동 · 인권운동 · 반전운동 · 자연생태운동으로 나아간다. 이제 21세기에 들어서서 ‘아나키즘’의 자율성은 재해석하여 새로운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이에 나는 서양의 아담 스미스와 동양의 노장사상을 연결지어서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5716&mid=34910#tab

박열과 그의 아내 가네꼬 후미꼬는 1930년대의 ‘사회주의 아나키스트’이다. 2000년에 상영한 [아나키스트]는 장동건을 앞세워서 테러리스트를 소재로 삼은 잡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포스터에서부터 불량하게 반항하는 이제훈의 표정을 전면에 클로즈 업했다. 이어서 첫 장면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면서 돌직구를 날리면서, 앞선 [아나키스트]의 잘못을 화끈하게 뒤엎으며 출발한다. 그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박열의 “나는 개새끼로소이다!”는 선언을 앞세운다. 폭발적인 충격이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 달을 보고 짖는 / 보잘 것 없는 나는 /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 뜨거운 것이 쏟아져 / 내가 목욕을 할 때 /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줄기를 뿜어대는 /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여기에서 박열의 연인 가네꼬 후미꼬를 이야기해야한다. 그토록 강렬한 여인이 실존했다는 것 자체도 충격이지만, 뒤이어지는 그녀의 인생이 놀라웠다. 게다가 그토록 강렬한 캐릭터를 그토록 잘 담아낸 최희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인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 장면에까지 딱 안성맞춤이다. 이준익 감독의 다큐스타일 작품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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