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 79. 나눔꽃
우리동네 재주꾼 79. 나눔꽃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7.05.17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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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형성을 통해 모두가 나눔의 주체

땡볕에 땅을 고르고 모종을 심고 작물이 열릴 때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정성 끝에 얻는 수확의 기쁨은 달콤하다. 작물이 잘 자라는 계절, 텃밭을 통해 이웃 간의 관계형성과 지속적인 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텃밭 동아리 ‘나눔꽃’을 찾았다.

나눔의 첫 출발은 ‘관계형성’

‘나눔꽃’의 한상근 대표는 2016년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소외가정 아이들과 파티를 열고 선물도 주는 ‘우리동네 산타’ 사업을 용봉동 주민센터와 함께 진행한 경험을 통해 동아리를 설립하게 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나눔의 첫 출발은 관계형성이라는 점을 깨달았어요.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서로에게 힘을 주는 주민모임을 만들자고 생각했죠. 그 취지하에 가족 봉사단 ‘나눔꽃 사람들’을 만들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나눔꽃’은 2017년 3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나눔꽃’이란 이름에는 꽃이라는 작물과 나눈다는 봉사적 의미가 결합되어 있다.

동아리 구성은 가족, 청년, *그룹홈 등이 함께 하고 있는데 다문화가족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일방적인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나눔의 주체로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룹홈: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장애인이나 노숙자 등이 자립할 때까지 소규모 시설에서 공동으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제도.

한 대표는 “봉사를 시간인증이나 본인들의 필요성에 의해 본인만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봉사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고, 관계형성과 더불어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좋은 취지에 한 번에 다섯 가족이 회원으로 가입되기도 했어요”라고 회고했다.

관계형성을 위한 주 매개체는 ‘텃밭’

이들의 관계형성을 위한 주 매개체는 바로 ‘텃밭’이다.

북구 매곡동에 100평 정도의 텃밭을 빌려 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밭의 주인은 밭을 자연, 생태 공간으로 만들려 했고, 그러다 이들의 좋은 취지에 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밭을 빌려줬다고 한다. 1년에 5평당 2만 5천원이라는 저렴한 분양가에 벌써 반 이상의 밭은 분양을 마쳤다.

가족 단위의 회원은 주로 어린 자녀를 두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신기한 농기구를 체험하고 작물도 수확하며 나눔과 봉사가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중요한 활동이라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많은 참여를 하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신동현 청년 회원은 “평소에 개인화된 사회에서 저 나름대로 인간과 사회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텃밭과 관계를 소재로 한 나눔꽃 동아리에 들게 됐죠”라고 가입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인간은 관계 형성과 유대감이라는 것이 있어야만 살아있는 느낌을 받고 안정적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해요”라며 “다른 사람들도 정말 그럴지 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지만, 활동을 하면서 모두 같은 마음인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소감했다.

다양한 문화 체험활동과 봉사활동 

나눔꽃은 매월 두 차례 모여 활동하는데 첫 번째 주 일요일에는 텃밭 모임에 집중하고, 셋째 주 일요일은 관계형성을 위한 역사 탐방, 박물관 견학, 가족 캠핑 등 다양한 문화 체험활동과 봉사활동을 겸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는 용봉동 주민센터와 연계하여 독거노인 반찬 배달 봉사, 동네 환경정화, 몰래 산타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회원들에게 한상근 대표는 “봉사, 동아리라는 형식에 틀을 갖지 않고 ‘이게 사는 모습이다’고 편하게 활동해 주세요. 그러면 재미도 배가 될 겁니다”라면서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시행착오가 있을 거예요.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주고 얘기해 주세요. 잘 정착된다면 우리 동아리가 더욱 더 길고 굵게 나아 갈 거라 믿습니다”라고 소망했다.

‘나눔꽃’은 삭막한 도심 속에 소소하게 텃밭도 가꾸고 봉사도 하며 함께 공동체를 이뤄 나갈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한상근 대표 전화(010-6616-9423)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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