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님을 돌려주세요
면장님을 돌려주세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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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면장님을 돌려주세요".

전체 인구가 3천여명에 불과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면)가 요즘 개혁성향의 한 40대 면장에 대한 군의 인사조치에 들끓고 있다.

이 마을 이장들이 면장교체에 대해 최근 군수실을 집단 항의방문한데 이어 집단사퇴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주민들은 "앞으로 면이 20년은 퇴보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자그마한 섬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일개 면장인사를 놓고 들썩이는 걸까.

지난 해 10월 신안군 자은면에 박창훈 면장(45)이 부임했다.

공사리베이트 없앤 개혁성향의 면장


박면장은 4년전 전남도청 기획계에 근무하다 신안군에 부임한 이후 군 사회복지과장시절, 100%무허가음식점이 판을 친 '홍도'에 업주들의 강력한 반발을 무릎쓰고 '관광음식촌'을 건립을 추진, 무허가식당의 양성화와 동시에 연간 20만명에 이르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위생적인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홍도는 이미 문화재보호구역,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풀한포기까지 손을 댈수 없는 지경이어서 재산권행사와 관련,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은 높고 위생은 엉망이나 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된 지역으로 박면장의 양성화조치추진으로 지금은 눈에띄게 달라졌다.

면장에 부임한 박씨는 먼저 연간 2억원에 이르는 면장재량사업에 손을 댔다.

그동안 동네안길 포장 등 건당 2∼3천만원에 달하는 공사가 대부분 부실공사여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판단, 시공업자가 제공하는 몆단계에 걸친 이른바 '리베이트'를 아예 없애버렸다.

또 각 이장들의 경쟁을 유도, 인센티브로 주어지는 기본시책비(산불예방, 쓰레기처리)5천여만원을 휴경지를 개간하는 데 활용, 이 중 2만여평을 고구마밭으로 경작토록 했다.

또 부임직후부터 항상 등산화에 운동복차림으로 주민들을 찾아가 서슴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대해 처음엔 의아해하던 주민들이 그의 진심을 알게된 지금 그를 떠나보내지않으려 하는것이다.

"곱지않게 보는 일부인사 요구로 인사조치"
"마을 20년 퇴보할 것" 주민강력 반발


신안군 자은면 이장 김호선씨 등은 "젊고 개혁적인 면장이 부임해 말썽의 소지가 돼 왔던 건설공사가 투명해지는 등 면정이 새롭게 혁신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장들과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도 박면장에 대한 이번 인사가 박면장을 곱게 생각하지 않은 면의 일부 인사들의 인사조치요구가 있었고 군수가 이에 응했다고 판단하기때문.

한 자은면 주민은 "최근 일부 인사들이 2∼3차례 군수를 찾아가 박면장에 대한 좋지 않은 말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안군측은 최근 인사에서 박면장을 대광해수욕장 국민관광단지 개발사무소장으로 발령조치했다.

이장들은 "'면장 인사조치가 이장단 전체의 뜻'이라고 왜곡 전달한 일부 인사들을 용납할 수 없다"며 경찰에 명예훼손혐의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주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조직적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경찰서 자은파출소 부소장 이용삼경장(36)은 "그동안 박면장에 대한 일부 안좋은 소문이 있어 내사를 해본적이 있으나 모두 음해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전체 26개마을 이장중 22개마을 이장들이 박면장이 돌아올 것을 요구할정도로 주민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신안군 최오주 부군수는 "박면장이 지역 군의원과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편가르기가 우려돼 화합차원에서 인사조치한 것으로 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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