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어머니회 잦은 동원에 쓰러질 판
녹색어머니회 잦은 동원에 쓰러질 판
  • 정선아 기자
  • 승인 2016.10.27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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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관련도 없는 토론회에도 동원
취지와 거리가 먼 활동에 회원들 불만 고조
▲ 무료급식 봉사 중인 녹색어머니회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유는 설립 취지와 다른 광주시와 각 지역 구청 행사에 자주 동원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아무 관련도 없는 토론회에 자리를 메우거나 관외 행사에 동원되기도 한다. 혹자는 이런저런 자리에 안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이도 쉽지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몸도 마음도 지쳐 쓰러질 판이다.

녹색어머니회는 등·하교 시간 초등학생 교통지도 봉사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초등학교 학생들의 어머니들로 구성돼 있다.

광주의 각 구 5개 지역 경찰서에는 그 소속 산하의 녹색어머니회가 운영되고 있다.

각 지역 경찰서는 학기가 시작될 때 해당 지역 초등학교에 어린이 교통지도를 위해 봉사해줄 수 있는 회원들을 요청한다. 대부분 초등학교 학생회장, 부회장, 총무부 학생들의 어머니들이 추천된다. 각 초등학교마다 약 3명의 회원이 있는 셈이다.

이렇게 각 구의 학교마다 존재하는 녹색어머니회는 등·하교 어린이 교통안전 지도뿐만 아니라 시청과 구청에서 요청하는 봉사활동, 행사 등에 때론 자발적으로, 때론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약 80% 정도가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 행사에 참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교통 관련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시간에 봉사를 요구받은 적도 적지 않다. 주객이 전도된 일이다. 하물며 봉사와는 전혀 거리가 먼 토론회나 행사에 자리 채움을 위해 불리어 가기도 한다.

구의 자원봉사센터의 노인무료급식 봉사, 노인생활체육대회 봉사, 동구보건소 노인예방접종 봉사, 동구 충장로 축제기간 봉사, 빨래봉사 등은 어떤 녹색어머니회가 최근 구청의 요청으로 동원된 활동들이다.

이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 요즘 자신의 일도 봐야 하고, 등·하교 교통지도도 해야 하고, 또 이와 관련도 없는 관내와 구청 등의 행사에도 자주 동원되면서 정작 자기 아이조차 돌볼 시간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예방접종 봉사에 참여하는 녹색 어머니회 회원들의 모습.

녹색어머니회 한 회원은 “본질이 퇴색된 것 같다. 애도 돌봐야하고 일도 다녀야하는데 평일에 진행되는 활동들을 소화해내기 위해선 주부들도 바쁘겠지만, 직장에 다니는 분들은 정말 시간 맞추기 힘들다”면서 “관내나 구청에서 요구하는 인원수가 있는데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 눈치도 보이고 정말 힘들다”라고 잦은 동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애들이 집에 있을 시간에 참여하라 하니 데리고 같이 참석하시는 분도 있다. 회원들 생각 좀 해 달라”며 “봉사한다는 취지는 정말 좋지만, 정작 어린아이들을 위한 교통봉사 등은 별로 없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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