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도'로 회의 시작하는 천주교 노동조합
'주님의 기도'로 회의 시작하는 천주교 노동조합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회도 직장">
<천주교 광주대교구 전국 첫 노조 결성>
<노조 "교회 사회적 소명에 부응" 천명>


'주님의 기도'로 회의나 집회를 시작하는 노동조합이 탄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18일 광주대교구 내에 노동조합(위원장 박춘우 선교사목국 주임)이 설립됐다.
광주대교구 사무처 및 5개부서 평신도 직원 26명은 2개월동안의 준비를 거쳐 지난 16일 창립총회를 갖고 18일 광주시 북구청에 노조 규약, 임원명단 및 주소록, 총회 회의록 등 노조설립에 필요한 구비서류를 제출한 뒤 20일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개별교구 차원의 첫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박위원장은 26일 "통념상 교회가 봉사단체라는 점에서 노조를 설립하는데 주위에서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평신도 직원들이 이 직장을 근거로 생활하는 노동자라는 인식을 공유해 노동조합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박위원장은 또 "이제 막 설립된 노조인만큼 노조사무실과 비품 등 노조활동에 필수적인 시설과 장비를 마련해 줄 것을 대교구측에 요구하는 단체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조합원들의 복지문제나 임금 등에 대한 협상을 차츰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광노(천주교 광주대교구 노동조합)는 사무금융노련 광주전남지부,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를 상급단체로 하고 있으며 교회의 특성상 노조의 협상 파트너는 최창무 광주대교구 대주교가 된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완석 신부(사무처장)는 교회내에서의 노조설립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노코멘트다"는 발언 외에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천광노측은 설립선언문에서 "교회는 세상에 나아가 사회정의 구현을 위한 정의평화위원회 활동과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동사목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제하고 "노동조합 건설은 교회의 사회적 소명에 부응하고 교회의 내적 쇄신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함이다"는 점도 밝혀 교회의 이념에 어긋나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했다.

상급단체가 된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관계자도 "대교구는 평신도 직원들에게 봉사활동이라는 소명의 실천의 장이기도 하고 생활의 터전이기도 하다"며 "직원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로 정확하게 자리매김할 때 가톨릭 정신을 실현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