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42.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
우리동네 재주꾼42.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
  • 박창배 수습기자
  • 승인 2016.03.14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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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리나의 역사를 다시 쓴다.

▲ 2013년 9월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이들이 공연한 수만도 120회가 넘으며 재능기부만도 50회를 넘었다.

연주나 합창에서 쓰이는 말 중 ‘앙상블’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중주나 중창을 일컫는 말인데 화음이 잘 맞아 듣기에 좋은 음악을 일컫는다. 이 앙상블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오카리나의 대중화에 앞장서며 공연을 하는 사람들, 바로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이다.

오카리나 전문강사 뿐만아니라 교사, 음악치료사, 사회복지사, 자영업 등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면서 오카리나라는 작은 악기 하나로 뭉쳐 큰일들을 해내고 있다. 이들이 공연한 수만도 120회가 넘는다. 그리고 재능기부만도 50회를 넘었다.

이들은 처음 단순히 오카리나의 선율에 매료되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다가 오카리나의 대중화를 위해 지도자반 과정을 양성하게 됐다. 이렇게 지도자반 과정을 양성하게 되면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헤어지는게 안타까워 2013년 9월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로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12명이 정예 멤버로서 활동 중이지만 지도자반 9기선생님들로 이루어진 9명의 샵 앙상블과 9명의 실버팀인 소리여울 앙상블도 있다. 지도자반 10기과정도 끝났고 현재 11기 과정에 새로운 지도자를 모집 중이다.

우리가 처음 오카리나의 맑고 청아한 소리를 듣게 된 계기는 1986년 KBS에서 방영된 NHK-TV의 대황하(大黃河)가 방영되고 난 다음 부터일 것이다. 이 다큐의 음악을 담당한 ‘노무라 소지로’는 오카리나 제작가이며 잘 알려진 연주가이기도 했다.

오카리나의 시작은 신석기 시대부터다. 몇가지 음을 낼 수 있는 단순한 피리를 만들어 냈고 이런 피리들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1853년에 이탈리아의 북부의 부드리오(Budrio)지방에서 기우스페 도나티(Giuseppe Donati)가 지금의 것과 형태가 비슷한 오카리나(이탈리아어로 '작은 거위'를 뜻함)를 만들어냈다. 즉, 지금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형태의 오카리나는 이 때,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오카리나는 알토 씨(Ac)키의 음역을 갖고 있는 것이고 소프라노, 알토, 베이스, 콘트라베이스 음역대까지 7개의 키(Sc,Sg,Ac,Ag,Bc,Bg,CBC)를 가진 악기다.

일반적으로 오카리나하면 하나의 악기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악기는 무수한 화음을 낼 수 있는 7개의 키(Sc,Sg,Ac,Ag,Bc,Bg,CBC)를 가진 악기다. 소프라노 음역에서 알토, 베이스, 콘트라베이스 음역대까지 7종류의 오카리나가 있기 때문에 앙상블 연주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오카리나의 음역대는 '알토 씨(Ac)'다.

동아리 성격상 개인기보다는 7중주를 추구하다보니 고진명 단장은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앙상블을 위한 마음을 더 내비쳤다. 고 단장은 “7종의 키별 오카리나를 활용하여 동요, 대중가요, 클래식, CCM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옥타브 음역에 구애됨 없이 다양한 형태로 연주를 하다보니 공연을 듣게 되면 신기해 한다”면서 “다양한 사람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이 오카리나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오카리나를 부르면서 가장 기억나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고 단장은 “어렵게 지도자반도 수료하고 앙상블 단원이 되어 1년여 활동을 한 단원이 있었다. 정신적으로 병을 앓고 있었는데 오카리나를 부르면서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은 직장생활도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람차고 뿌듯했다"고 답했다.

▲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은 오카리나의 7가지 키를 활용하여 연주를 하고 있으며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매주 목요일 7시에 모여 연습한다.

단원들에게 오카리나라는 악기를 접하게 된 계기와 자신에게 있어서 오카리나는 무엇인지 물었다.

음악치료사로 일을 하는데 아이들에게 손쉽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악기가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오카리나를 택하고 접하게 됐다는 조귀순(Ac, 1기) 사무장은 “오카리나를 접한지 7년여 기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오카리나를 부는 시간만큼은 잡념이 사라지며 행복감이 밀려든다”며 “일 안하고 오카리나만 불렀으면 할 정도로 오카리나는 제 삶의 에너자이저”라고 했다.

취미생활이지만 큰 행복감을 준다는 장정인(Bc, 7기) 단원은 “남편은 대금, 아들은 피아노, 딸은 바이올린을 잘 연주하는데 저만 연주하는 악기가 없어 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때 오카리나를 배우게 됐다”면서 “일과 집만 알았던 내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박미순(Sc, 1기) 총무는 “중학생인 딸이 학교에서 배우는 오카리나 소리에 흠뻑 빠져 친구랑 문화센터에 등록하면서 오카리나를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고, 임미자(Bc, 6기) 단원은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 1인 2악기로서 가볍고 저렴한 오카리나를 접하게 되어 7중주의 매력에 빠져 활동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예향오카리나앙상블이 멋진 화음으로 광주를 더 맑고 밝은 동네로 만드는데 일익을 맡아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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