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동하씨, 나주의 시간을 그리다
건축가 김동하씨, 나주의 시간을 그리다
  • 윤용기 기자
  • 승인 2016.02.02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사내아 금학헌서 ‘소묘 50여점’ 선봬
▲ 섬세한 터치로 묘사한 나주읍성 동점문 풍경

최근 국토부의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나주읍성권 원도심이 선정되어 활성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나주목사 내아 금학헌에서 ‘나주의 시간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소묘전이 열려 지역민과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김동하 작가(프랑스 건축사, 광주대 겸임교수, 고샅길마실모임 회원)는 지난 2014년부터 금성관·향교·서성문 등 나주의 주요문화유산은 물론 나주시내와 읍성권 전체를 돌며 시간과 정성을 다해 그린 소묘 작품 50여 점을 소개했다.

이번 작품들은 골목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모습과 주요 문화유산 등이 혼재된 다양한 나주풍경과 옛 나주시가지 전경사진 등으로 모두 나주읍성권을 구석구석 걷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세밀하게 만년필로 터치된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잠시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의 작품은 주제 하나 하나가 독창성을 갖으면서도 읍성 전체를 고샅길로 연결시켜 우리들의 추억 속에 파묻힌 옛 삶의 기억들 파노라마처럼 다시 피어나게 한다.

김동하 작가는 ”2년 전 나주로 이주해 원도심의 매력적인 풍경이 급속하게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2014년 8월부터 소묘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엔 문화재 등을 그렸지만 이제는 마을의 깊숙한 고샅길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면서 “그림에 온종일 집중하다 보면 저절로 풍경에 애정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골목길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정취와 고향의 냄새를 종이 위에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나주 시민들이 오랜 시간 동안 삶의 터전이었고 최근 활기차게 변해가는 나주읍성권에 대한 관심과 도심 속에서 골목의 정취와 고향의 내음을 느끼면서 긴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나주의 도시성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고샅길마실모임과 나주차문화원이 공동주최하고 나주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후원했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고샅길마실모임(대표 박경중)은 지난 2014년 4월7일 발족해 그 동안 나주읍성권을 구석구석 답사하며 잊혀진 이야기, 민가, 돌담,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의 구술자료를 발굴 기록해온 단체다.

또 공동 주최한 나주차문화원(대표 길다경)은 나주가 차의 산지이자 차문화의 중심지였던 역사를 전승하고 시민들에게 차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2015년 1월 발족한 단체다. 이들은 이번 행사에서 나주와 관련된 차문화를 알리기 위해 차시음회도 같이 진행했다.

전시회를 찾은 K씨(55, 광주시 봉선동)는 “평소 과거 호남의 중심도시였던 나주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나주의 역사유적과 삶은 흔적을 소묘작품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감상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작품을 통해 나주역사의 속살들을 더 많이 보고 이해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2월2일부터 5일까지 빛가람혁신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전시회를 이어가 혁신도시 관계자 및 주민들에게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