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직장폐쇄, 노사 벼랑으로 치닫나
금호타이어 직장폐쇄, 노사 벼랑으로 치닫나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5.09.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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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현실 무시한 파업 장기화에 시민들 고개 저어
워크아웃 이전 근로자 희생 반영하는 임금보상 있어야
▲ 지난 8월 19일 총파업 3일째 사진 @ 금호타이어노동조합 누리집 갈무리

금호타이어가 노조의 최장기 파업 끝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노조가 더 이상 파업을 강행한다면 영영 문 닫을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4년6개월만에 세번째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금호타이어는 6일 노조의 역대 최장기간 전면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로 회사의 존립이 위협 받고 있어 생존을 위한 방어적 조치로 '직장폐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무등일보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의 전면 파업이 계속될 경우 막대한 손실로 회사의 존립은 물론 협력사들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며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대체 근로자들과 공장의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6일부터 금호타이어 지회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사측은 현재 직장 폐쇄 사실을 노조와 조합원들에게 통보하고 회사 정문을 봉쇄했다. 사측은 이날 버스 9대를 이용해 광주공장 정문을 막고, 직원들의 출퇴근 입구인 중문과 남문에도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노조원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반면 금호타이어 노조측은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극단의 조치를 취함에 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 등 투쟁수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주말까지 이어진 16차 본교섭을 진행중인 가운데 임금 인상안을 상향 조정하는 등 '동종업계 최고 수준 대우'를 거듭 확인하고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시행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한 최종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일당 2천950원 정액 인상(4.6% 인상),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 2016년 임금피크제 시행 노사합의에 따른 일시금 300만원 지급, 2015년 성과배분(2015년 말 연간 실적 최종 합산 후 지급), 무주택 융자 금액 상향 등의 최종안을 제시했었다.

양측은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서도 시행 시기를 1년 늦추기로 합의했지만 이에 따른 일시금 지급액을 두고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성과급 일시금 지급액 상향 및 수당신설 등을 요구하며 사측 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달 11일부터의 4일간 부분파업에 이어 지난달 17일부터 7일까지 22일째 전면파업을 진행해 지난 2009년 기록했던 최장 전면파업 기간인 16일을 훌쩍 넘겨 결국 최장 파업기록을 남겼다.

사측이 '마지막 카드'인 직장폐쇄를 전격 단행한 것은 결국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조에 더 이상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도 질질 끌려다니다 직장폐쇄, 노사합의, 손실보상 등 전철을 생각해보면 이번 직장폐쇄 효과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회사가 최종 제시한 수정안을 노조가 거부해 더 이상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계속 커지고 있는 위기 상황이지만 노조의 파업에 굴하지 않고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6일 소식지를 통해 "직장폐쇄 철회하고 박삼구 회장이 직접 나서라"면서 "회사의 개념없는 직장폐쇄는 교섭타결에 희망을 갖고자 하는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끝까지 투쟁해서 본떼를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광주매일신문에 따르면 노조측은 “사측에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했는데 일방적인 직장폐쇄로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있다”며 “노조 길들이기 의도의 지속적인 탄압으로 일관해 불법으로 내몬다면 3천여 조합원들과 함께 직장폐쇄를 철회시키고 강도 높은 파업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 파업과 회사의 직장폐쇄에도 노사간 대화 창구가 막힌 것은 아니다"며 "노사 교섭이 이뤄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노조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측안을 수용하고, 사측도 직장폐쇄를 철회해 지역경제에 더이상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직장폐쇄에 대해 한 시민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전까지 노조가 많은 양보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금호타이어 사측이 전향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가능한 범위에서 임금인상안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면서 "노조측도 극단적인 파업은 자제해야 되는 것이 순리이다"고 말했다.

또 한 시민은 "경기도 안좋은데 악순환이 게속 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면서 "광주권에 있는 회사가 노사파업을 일으켜 다른 지역에 보이는 모습이 안좋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도 "노조가 파업을 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지역경제의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회사 근로자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적지 않은 임금을 받으면서 임금인상을 이유로 파업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문제를 광주지역 공동문제로 여기고, 6일 오후 시장실에서 광주고용노동청장 등과 함께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가진데 이어 7일 오전에는 라마다 호텔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긴급 개최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사민정에는 한국노총과 상의, 경총, 시의회, YMCA, 대학, 법조계, 시장과 광주노동청장 등 모두 28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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