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갤러리가 된다
백화점이 갤러리가 된다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5.07.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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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광주점, 틈새공간 찾아 갤러리 활용
문화백화점 이미지 높여 고객 발길 붙잡아
▲ 정찬부의 빨대 제작 설치작품이 롯데백화점 1층 중앙에 설치되어 지나가는 고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회화나 설치작품이 백화점 곳곳 일반 상품매장 사이에 전시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까지 찾아가야만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엘리베이터 홀이나 1층 매장 한 가운데 한 평 크기에 설치된 작품은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지역미술 육성 차원에서 백화점 매장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시민들에게 부담없는 작품감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난 98년부터 지역미술 후원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광주•전남 지역 미술인에 대한 지속적인 전시지원은 물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백화점 매장에 작은 전시회를 열어 지역 미술 대중화에 앞장서는 등 '문화백화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1층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높이 2미터가 넘는 거대한 화분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화분 속에는 실제 살아있는 식물이 아닌 플라스틱 빨대로 만든 설치미술 작품이 담겨있다.

지난 4월의 '박인혁 개인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초대작가로 선정된 '정찬부' 작가는 지난 15일부터 11층 롯데갤러리와 백화점 1층 '한 평 갤러리'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주재료로 사용한 설치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당 작품을 제작한 지역 출신 정찬부 작가는 "한 평 정도의 크지 않은 전시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에 위치해 시민들과 소통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현대미술을 좀 더 쉽고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백화점 매장 내 빈 공간을 활용한 '한 평 갤러리'는 여느 미술관이나 예술관 못지 않은 전시공간으로서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9월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백화점 각 층 엘리베이터 홀에 대인시장 작가들의 작품을 한 달 동안 전시해 주목을 받았던 '한 평 갤러리' 또한 누적 관람객 4만여 명으로 작가들과 일반 시민들의 접점 기회를 확대한 것으로 평가된다.

광주점은 전문 작가뿐만 아니라 문화센터 수강생들의 작품을 내건 아마추어 전시회를 진행하며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1층 롯데문화센터에서는 격월 단위로 수강생들의 작품을 바꿔가며 전시하는 방식으로 지난 5월 팝아트 작품 전시 이후 7월부터 서예와 한국화를 전시 중에 있으며, 9월에는 수채화, 11월에는 유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전시회를 비롯한 문화체험 행사를 다각도로 확대하는 것은 백화점 업계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비슷 비슷한 브랜드와 상품 유치, 할인 특가전 진행만으로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유영택 광주점장은 "지역 작가 창작지원전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해 지역 미술계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아마추어 전시회 및 매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작은 전시회 등 고객과의 문화 소통도 강화하는 등 문화백화점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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