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 문제의 본질과 해법
공무원 연금 문제의 본질과 해법
  • 이민원 광주대 교수
  • 승인 2015.04.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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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이 첨예한 관심사다. 연금 적자가 심각하여 곧 고갈된다는 염려 때문에 그렇다. 여야 간에 국민대타협기구 까지 설치하여 해결을 시도하였으나 실무기구로 일의 처리를 미룬 채 표류하고 있다. 해결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공무원을 대하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 국민연금과 비교해 유리한 조건이라는 주장들이 나오면서 공무원 연금은 특혜로만 인식된다. 정부가 공무원 연금에 연간 수 조원을 보전하며, 연금은 곧 고갈된다는데 공무원들이 연금 축소에 집단으로 반발한다는 뉴스에 공무원 집단은 더욱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과연 공무원연금은 부당한 특혜인가?

먼저 국민연금에 비해 특혜라는 주장을 살펴보자. 공무원 연금은 공무원이 받고, 국민연금은 공무원 이외의 국민이 받는다. 공무원의 신분은 사용자인 정부가 고용한 고용원이다. 모든 사용자는 고용원이 퇴직할 때 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정부도 사용자이기 때문에 고용원인 공무원이 퇴직할 때 반드시 법에 규정한 퇴직금, 즉 공무원 연금을 주어야 한다. 연금 총액은 자신이 불입한 적립금과 정부가 불입한 퇴직금으로 구성된다. 또한 공무원 연금은 박봉에 대한 사후 보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아버지의 가게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할 때 200만원의 월급을 받아야 하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100만원 만 받되, 나중에 결혼을 할 때 2억 원을 받기로 했다고 하자. 바로 이 2억 원이 사후보상 성격의 공무원연금이다. 공무원연금은 이렇듯 퇴직금에 사후보상금을 더해 책정된다.

반면 국민연금은 고용원이 아닌 국민의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자신이 불입한 적립금과 정부가 불입한 연금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취직한 자녀가 직장에서 받은 월급 중 30만원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10년 후에 어머니의 지원금 1억 원을 받기로 했다고 하자. 바로 이 1억 원이 국민연금이다.

노동의 결과로 받는 공무원연금과 그냥 국민이기에 받는 국민연금은 서로 비교 대상이 아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비교하면서 형평성을 말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또한 공무원 연금의 고갈 문제는 과장되어있다. 앞장서 바람을 잡는 언론에서는 공무원 연금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지출된다고 거짓말을 하며 호들갑을 떨면서도 공무원들이 꼭 그만큼 불입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은 말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반 공무원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기만전술이다.

정부가 지출한 만큼 공무원이 연금 불입을 하기 때문에 인구가 평행을 유지한다면 공무원 연금은 적자가 나지 않는다. 공무원연금 적자는 인구감소 때문이라는 말이다. 과거 증권시장을 떠받치느라 공무원연금을 강제로 동원하여 주식을 사게 하고 그 주식의 폭락으로 기금을 고갈 시킨 정부의 책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공무원 연금 적자는 결코 공무원 책임이 아니다.

연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은 기금 적립 방식과 세금을 사용하는 부과방식이 있다. 오늘날처럼 인구가 줄어들 때에는 세금 부과방식으로는 재원 마련이 어려워 연금 수혜자가 기금을 적립하는 방식이 선호된다. 하지만 기업이 사원의 퇴직금을 적립할 때 기업의 수입을 사용하듯이, 정부는 공무원의 퇴직금을 적립할 때 정부의 수입을 사용해야 한다.

정부의 수입이란 바로 세금이다. 세금을 올바로 거두어 퇴직금을 충당하는 것이 정도이다. OECD 국가들 대부분이 세금부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물론 인구 감소시대를 맞이하여 재정에 압박이 오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이제 우리의 궁극적 질문에 답해보자. 공무원 연금이 적자가 되면 연금지급액을 반드시 줄여야 하는가? 정답을 찾을 때 명심해야할 핵심은 이거다. ‘우리에게는 공무원 연금을 축소 지급할 권한이 없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한계에 도달 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먼저 세금을 손질해야 한다. 받지 않는 세금은 없는지, 세금을 너무 깎아 주지는 않았는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깎아준 종부세가 생각난다. 또한 낭비하는 돈은 없는지, 이제는 없애도 되는 예산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 예산 지출의 1/4쯤은 관성에 의해 공연히 쓰는 돈이 아닐까?

4대강 사업 등에 퍼붓고 있는 경제개발비를 줄일 여지는 없는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 인구가 저절로 늘어나게 하는 방법을 진정으로 고민해 보았는가? 이렇게 철저히 세금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도 연금재정에 압박이 온다면 어찌해야 하나? 그 때도 하는 수 없다. 공무원 스스로의 양보 외에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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