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진 세상살이 야그좀 하드라고'
'재미진 세상살이 야그좀 하드라고'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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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 코미디, 이류 풍자 문학, 일류 사이비 언론을 지향'한다.

그동안 광주지역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전라도 말을 전파해온 이대흠씨(34)가 지난 16일 다소 우스꽝스런 개념의 '리장다껌'(http://www.rijang.com)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리장이라는 아이디를 필명으로 갖고있는 이씨는 "리장은 다소 관청지향적이면서도 또 어쩔수 없이 서민의 입장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풀뿌리들을 비춰주는 단어다"며 "정치적 색깔이 없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구수한 전라도말로 다루는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를 쓰고 있는 이씨는 사실 전라도 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평소 글쓰기를 통해 전라도 말이 갖고있는 풍부한 뉘앙스를 보급하고 있는가 하면 사라져가고 있는 전라도 말들을 모으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지금까지 1천여개의 전라도말을 모아놓았으며 앞으로 이 단어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씨는 "전라도 사람이 전라도 말을 하거나 들으면서 느끼는 고유한 어감(語感)을 통해 생활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댑대'라는 말이 다른 지역 사람들은 통역이 필요할 정도로 알아듣지 못할 표현이지만 전라도 사람들은 '더욱', '오히려' 등 다양한 말뜻을 직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고 그만큼 삶이 풍성해진다"는 것. 사실 그렇다.
게다가 이씨는 이 사이트에서 '옆집 개가 새끼밴'이야기까지 끌어들여 친근한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자주 찾아 그런 이야기들을 써 달라는 부탁이다.

'삼류 코미디' 운운하며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던 사이트의 개념은 "풀 한 포기, 구겨진 빈 깡통 하나에도 내력이 있고 존재이유가 있다. 리장다껌은 그런 것들, 그런 사람들의 살이에 함부로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전라도 말로 쓰는 전라도 사람들의 세상살이 소식을 '호복하게' 접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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