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적 다문화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통합적 다문화 정책이 필요하다
  • 민인철 광주발전연구원 문화사회정책연구실장
  • 승인 2014.10.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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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인철 광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광주에 거주하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이 진행하는 영어 동아리 수업을 참관 하면서 이주여성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을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주여성들이 안고 있는 부부간의 문제, 문화적 적응의 어려움 등에 대해 알게 되었다. 특히 남편과의 갈등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이주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국내 다문화 정책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등의 이주민 그룹은 다문화 정책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경향이 있다. 광주지역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수가 가장 많고, 유학생, 결혼이민자 순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포괄적인 다문화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광주발전연구원에서 2013년 광주 거주 외국인 82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광주 거주 외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애로점 발생시 주로 주위의 동료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47.7%)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은 직장 또는 학교에서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23.3%)이 가장 많았으며, 음식점, 상점 등(22.2%), 거리나 동네(16.2%) 순으로 차별은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외국인들은 직장 생활시 애로점으로 언어소통 어려움(60.1%), 낮은 임금 및 근로조건(35%) 순으로 제시했으며, 직장내 개선되어야 할 근무 조건으로 임금 및 수당(31.6%)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욕설이나 폭행 등 인권침해(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광주발전연구원에서 2013년에 광주시민 3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민들의 다문화 인식 결과에 따르면 시민들은 중국교포(32.6%), 중국인(27.5%), 동남아시아(22.7%), 일본인(10.9%), 미국인 및 서유럽인(5.4%) 국적 순으로 불편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외국인과 관계를 맺는 것과 관련해 이주외국인 자녀와 자신의 자녀가 친구가 되는 것(45.4%), 자녀가 결혼하는 것(63.3%), 자신의 배우자가 되는 것(70.9%)에 대해 꺼리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피부색에 의한 거주 외국인 차별 등 인종적 편견이 팽배해 있으며, 직장내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자신의 가족 구성원이 이주외국인과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광주시 다문화 정책에서 앞으로 핵심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부분은 다문화가족 갈등 해소를 위한 가족통합교육 및 사회통합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통합적 다문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주외국인과 지역시민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 확대를 통해 다문화 사회에 대한 시민의 수용성을 제고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외국인 대상 지원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원스톱 서비스 기능을 갖는 가칭 ‘광주글로벌센터’ 설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의료, 법률, 교육인권, 비즈니스통합행정, 생활문화 통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외국인 관련 기관간 협업 시스템 구축 및 행정의 효율성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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