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을 찾아서
작은 행복을 찾아서
  • 문틈/시인,시민기자
  • 승인 2014.06.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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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살고 있는 저마다의 지붕을 열어보면 어느 집이나 할 것 없이 그들 가족의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가족 누군가의 질병이든, 실업이든, 적령기가 넘은 자식의 결혼 문제건, 무슨 고민거리든 말이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것이 대체로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고민거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아무 걱정거리가 없어 보이는 사람도 정작 그의 집안 사정을 보면 그 또한 무엇인가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 고민, 고통거리는 크거나 작거나 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어서 다른 집의 그것과 비교 불가다.

집집마다 고통거리는 나름대로 다 힘겨운 것이어서 누구의 고통이 더 무겁고 가볍다고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짐짓 인생은 고통스런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체념에 가까운 심정으로 받아들인다, 날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온통 사람들의 집안에서 벌어지는 고통에 관한 것이다.
바로 어제만 해도 어떤 50대 가장이 아침 출근길에 무면허 음주 운전자가 차를 정면으로 부딪쳐 그만 딸 셋을 둔 채 사망하여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게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만일 하느님이 계시다면 세상에서 벌어지는 비극들을 보고 날마다 눈물을 짓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분이 만든 세상에 천국을 가려오려던 계획이 어긋나고 온통 고통의 세계가 되어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싶다. 가족의 품을 떠나 요양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 병원에 입원한 중병을 앓는 사람들, 취업을 못하고 발을 동동거리는 젊은이들, 직장에서 일찍 은퇴하여 일거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 장성한 자식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부모들, 헤아리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이제야 부처님이 ‘인생은 고해’라고 한 말을 겨우 알아듣는다. 설령 인생에 고통거리가 없는 사람이 있다 해도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하고 고민하며 삶의 궁극적인 문제에 빠져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예수는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말한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고통 그 자체다. 인생이란 고통을 앓는 질병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행복을 찾아 헤맨다. 정말 행복이란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6.25전란 중에 피란을 나와서 목포고를 졸업한 재미작가 고 김은국은 아주 오래 전 그가 쓴 소설 ‘순교자’에서 인생이란 희망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했다. 설령 인생이란 것 자체가 처음부터 아예 희망이라는 것이 없다 하더라도 희망을 억지로 만들어서라도 살아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소설에 담았다. 아마도 이 소설이 설파하는 것과 비슷한 우리네 속언은 ‘인생은 속아 산다.’는 말일 것이다.
인생의 문제는 주어진 고통을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 극복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바로 그 희망 만들기에 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인생의 앞길에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 말이다. 그 희망이 이루어지는 것이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것은 극히 추상적이라는 데 함정이 있다. 손에 잡히거나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것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는 하면 할수록 자칫 흰 소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서둘러 글을 맺자면 인생이란 열심히 살 수밖에,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밖에 다른 할 말이 없다. 열심히 사는 것,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고민거리를 한 보따리나 갖고 있어도 열심히 그날그날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왜냐고? 살아 있으므로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겪는 고통 가운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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