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답지 않은 그들만의 ‘광주여성합창축제’ 관심 저조
축제답지 않은 그들만의 ‘광주여성합창축제’ 관심 저조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1.10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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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재단. 행사 역량 부족 드러나 대책 시급
친인척, 지인들만 관람하러 오는 여성합창축제

▲광주여성합창축제가 지난 8~9일 이틀에 걸쳐 열렸지만 본 공연이나 다름없는 마지막날 오후 3시의 객석의 대부분은 텅텅 비어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밤 여성합창단의 하모니가 빛고을시민문화관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행사장은 객석이 텅텅 비어 가을처럼 썰렁한 분위기여서 '축제'라는 이름을 무색케 만들었다.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멋진 친구들’을 주제로 ‘페스티벌 오! 광주 제6회여성합창축제(이하여성축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올해 광주여성합창단은 예년 3일 동안 열었던 행사기간이 이틀로 단축되면서 행사를 소화하느라  제대로 축제의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여성합창축제는 지난 2011년부터 광주전국여성합창경연대회를 대규모 합창축제로 전환해 진행하고 있다. 개막 첫날인 8일은 ‘멋진 인천친구들’의 공연으로 축제 서막을 알렸다.

명품합창 초청공연으로 윤학원 지휘, 인천시립합창단이 명품합창을 선보였다. 과거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합창을 대중화 시키고 국민적인 붐을 일으켜 한국합창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윤 지휘자는 합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했다.

9일은 오후 3시와 오후 7시에 나뉘어 ‘멋진광주친구들’ 파트로 총 12개 단체가 합창공연을 선보였다. 이틀밖에 진행되지 않는 광주여성합창축제는 본 축제의 의미와 부합되는 참가팀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7월 11일부터 7월 24일까지 광주지역 합창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해 12개 단체를 선정했다.

선정된 12개의 단체는 9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에 나뉘어 공연을 선보였다. 오후 3시에는 행복어울림합창단, 광주 CBS소년소녀합창단, 광주동신여고 합창단, 광주여성합창단, 광주가톨릭합창단, 스쿨피아싱어즈가 무대를 꾸몄다.

그리고 오후 7시에는 마마아띠뮤지션합창단, 꿈을품은메아리합창단, 광주CBS여성합창단, 지오이아남성합창단, 백일홍팝스합창단, 광주남구합창단이 축제를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연합합창으로는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을 위한 ‘님을 위한 행진곡’과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을 위한‘아리랑’을 참가 합창단 전원의 하모니로 감동을 전했다.

이중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광주남구합창단’, ‘행복어울림합창단’, ‘광주동신여고합창단’, 광주·전남 초등학교 여교사와 예비교사로 구성된 ‘스쿨피아싱어즈’팀 등 아마추어 합창단들이 무대에 올라 직접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학업 분위기로 연습시간이 부족했을 터라 여겨지는 인문계고교인 동신여고합창단은 지휘자가 객석을 등지고 지휘만 하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마지막 곡에 학생들과 함께 노래를 함께 불러 눈길을 끌었다.

지휘자가 객석을 바라보며 손짓하며 노래를 부르자 객석에 앉아 감상만 하던 수동적인 청중들도 흥에 겨운 듯 공연 팀과 소통을 할 수 있었다.

한편 본 공연이나 다름없는 9일 오후3시 공연은 객석이 텅텅 비어 있어 축제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객석의 양옆은 거의 비어있고, 가운데 객석만 그나마 채워져 있었다.

그나마 자리를 채웠던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우리 OO가 제일 잘 보이더라. 잘하더라’라는 말을 내뱉어 대부분 무대에 올라간 합창단의 친인척, 지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광주의 대표적인 합창축제로 내세우면서도 일반 시민에 대한 홍보라든가 수많은 각종 지역 합창단에 대한 참가 독려가 소홀했다는 대목으로 반증된다.

오후 3시 공연을 본 장 모씨(금호동·41)는 “광주여성합창축제에 친한 지인이 참가해서 보러왔는데 객석이

너무 비어있어서 보는 내가 더 민망했다”며 “입장 전에 입장권에 객석번호가 매겨져 있었는데, 너무 비어있어서 잘 보려고 앞쪽으로 옮겨 앉았고, 몇몇 사람들도 아무데나 잘 보이는 쪽으로 가서 앉는 게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광주여성합창축제를 보고 설문조사 작성을 하고 있던 김 모(26)씨는 “공연은 좋았지만 이번 축제가 이틀밖에 진행되지 않았고, 광주 시민들은 특히 아직도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하는데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며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공연이 준비되고, 시민들도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풀뿌리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설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광주여성합창축제가 아는 사람들만 관람하러 오는 축제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광주여성합창축제가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객석을 가득 채우기 위해 재단 측의 참신한 기획과 홍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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