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김민주,“그림속처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죠”
지적장애인 김민주,“그림속처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죠”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1.07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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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1층 갤러리, 6일~15일까지 총 34점 전시회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1층 갤러리에서 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그림전시회 개막 당일, 지적장애인 김민주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과자나라에는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가 멋진 달콤한 파티에 초대받았어요.”

붓을 통해 동화 속처럼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작가 김민주(21)양의 작품에는 아름다운 공주님과 멋진 왕자님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주변에 제비와 나비, 꿀벌 친구들은 공주와 왕자 주변에서 함께 어울려 지낸다.

그녀는 엄지공주, 피터팬, 라푼젤, 마당을 나온 암탉 등 애니메이션을 보고난 후 캔버스 속에 더 아름다운 ‘해피엔딩’ 장면을 연출한다.

지난 6일 광주시청자미디어 센터 갤러리 1층에서 만난 그녀는 첫 전시회에 기대와 설렘에 가득찬 표정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2살 무렵 처음 크레파스를 잡고 그림을 그렸던 김민주 양은 지적 장애인이다. 그녀는 주변사람에서 상처받는 말을 듣고 힘들 때마다 그림으로 외로움을 씻어내곤 했다.

그렇게 외로움을 잊기 위해 하나의 작품을 몰두해서 완성되기까지는 1주일이 걸린다. 그녀는 포스터칼라와 수채화 물감을 사용해 일러스트 형식으로 그린 총 34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작품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민주 작가는 “슬플 때, 마음이 아플 때 그림을 그리면 행복하고 마법 같은 꿈을 꿀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며 “저처럼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과 어려운 친구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선사하는 것이 꿈이에요”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작품 속 곤충과 동물 친구들은 주인공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서로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그녀는 처음 연필로 밑그림 작업을 하고, 포스터물감으로 꼼꼼히 채워 채색작업을 한다. 그리고 드라이 작업 이후 다시 얇은 붓을 들고 테두리로 마무리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어린 시절 포스터·표어 대회에서 포스터칼라 물감을 써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적장애인 김민주 작가에겐 꼼꼼히 가득 채워 색칠하기 어려웠던 포스터물감이 장애와 외로움을 지워버릴 수 있는 ‘지우개’같은 존재다.

▲지적장애인 김민주(오른쪽) 작가와 그녀의 어머니(왼쪽)
광주 출신인 김민주 양은 1993년생이다. 그녀는 태어날 때 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어머니는 난산으로 병원에서 기계분만을 하다 병원 측의 실수로 전두엽 손상을 일으키고 안타깝게 장애를 얻게 됐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탓에 그녀는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비장애인과 함께 다니는 일반학교를 다녔다는 말에 얼마나 상처가 컸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는 조선이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늘 “꼭 전시회를 할거에요. 그리고 서울에서도 꼭 전시회를 할꺼에요”라는 말을 주변에 하고 다녔다. 그리고 드디어 꿈을 향해가는 첫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전시회에서 만난 그녀의 어머니 심여순(48)씨는 “민주는 정말 아까운 자식이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남을 잘 돕고, 순수하며 자기 자신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을 잘 알리고 다녀서 대견스럽다”라며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줘서 너무 감사하고, 전시회를 통해 감동시켜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말이 끝나자 옆에서 지켜보다 눈시울이 붉어졌던 김민주 작가는 어머니를 잠시 동안 와락 안고 있었다. 그동안 겪어왔던 일들이 주마등이 지나가는 듯 한참을 안고 있었다.

지적장애인 김민주 양의 전시회는 광주시청자 미디어센터 1층 갤러리에 가면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회는 일촌공동체(대표 전용호)의 도움으로 장애인 복지센터 건립을 위한 후원 잔치로 마련됐다./김다이 기자

▲일촌공동체 전용호 대표가 이번 전시회의 인사말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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