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탄생한 ‘고래집’, 의미 있지만 보완할 점 남아
새롭게 탄생한 ‘고래집’, 의미 있지만 보완할 점 남아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9.05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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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디자인비엔날레 시민참여프로그램 '나도 디자이너'로 제작된 고래집
푸른길 유동인구 많은 시간으로 운영 시간 늘려야
폐막 이후 '고래집' 어떠한 프로그램 적용 여부 검토해야

“귀신 나올 것처럼 곧 무너질 것 같던 폐가가 우리 손으로 만든 문화 휴식공간 됐어요.”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5일 화려한 개막을 했다. 비엔날레 본 전시관에는 국내외 수준급 프로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본 전시장과 한참 떨어져 있는 동구 동명동 농장다리 부근 푸른길 공원 옆에 설치된 고래 한 마리가 수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도심 공동화로 낡아 버려진 폐가를 10개팀 45명의 시민들 손으로 3개월간 직접 꾸미고, 디자인비엔날레 기간 동안 디자인샵 운영, 시민들에게 휴식쉼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2일 시민참여프로그램 ‘나도 디자이너’ 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래집의 문을 열었다. 도심 한복판에 고래 한 마리가 등장하여 헤엄을 치고 있는 듯이 변신한 이 주택의 지붕은 고물상에서 가져온 것으로 재활용을 통해 꾸며졌다.

시민디자이너들이 우리가 쓰다버린 테니스 라켓, 컴퓨터 케이스, 자전거 바퀴, 가스통, 프라이팬 등을 작품 재료로 사용해 ‘친환경’, ‘도심재생’의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고래집 꼬리부분은 북극곰 두 마리가 올라가 있는 형태로 제작되어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작은 물웅덩이로 고래모양의 생태연못을 만들어 조경디자인까지 선보이고 있다.

한편 시민디자이너 수완고등학교 학생들은 재래식 화장실이었던 곳을 좌변기를 설치하고, 디자인 타일을 깔아 고래가 헤엄치는 듯한 바다 속처럼 꾸몄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완고 정채린, 홍지수, 임초원 지하은(고2)양은 “미술동아리여서 관심이 많았지만 학교 선생님의 소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평일에는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주말에 와서 작품을 꾸며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디자인비엔날레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는 잊지 못할 새로운 경험을 해서 너무나 뿌듯하다”고 이구동성 말했다.

또한 고래집 내부는 만화책을 찢어 벽지로 붙이고, 시민들이 제작한 아기자기한 아트 상품들은 디자인샵으로 디자인비엔날레 기간동안 운영된다. 이 디자인샵의 이용시간은 시민디자이너들이 순번을 정해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광주 시민들의 산책로인 푸른길 바로 옆에 작품이 설치된 만큼 평상시 가족 모두가 방문하기 쉬운 퇴근 시간 이후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운영시간을 늘렸으면 한다는 지적이 있다.

퇴근 시간 이후 고래집을 방문한 정 모(38)씨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서 꾸며졌다는 고래집 작품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퇴근 시간 이후에는 내부를 볼 수 가 없어서 아쉬움이 크다”며 “이 작품은 푸른길 옆에 위치하고 있어 평소 저녁식사 시간 이후 산책하는 유동인구가 꽤나 많은데 디자인비엔날레 기간만큼은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라도 늘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나도 디자이너’ 정민룡 프로그래머는 “이 작품은 시민들이 직접 꾸민 만큼 순번도 시민들이 자원봉사 개념으로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은 있다”며 “또한 디자인비엔날레가 끝난 이후 이곳은 시민들이 어떻게 활용해야할 것인지 논의해야 하는 것을 재단에서도 검토하고 있고, 시민들의 숙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참여 작품만큼은 디자인비엔날레 운영시간에 맞춰 제한하지 않고 장소 특성에 맞춰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활용성 높은 운영시간 조정과 더불어 디자인비엔날레 폐막 이후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고래집’이 향후 어떻게 이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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