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도시, 광주시민의 행동수칙은 있는가?
인권도시, 광주시민의 행동수칙은 있는가?
  • 이상수 전 호남대교수/시민기자
  • 승인 2013.05.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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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6일부터 2일간 광주시가 주최하고 5·18기념재단이 주관한 2013세계인권도시포럼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지속가능한 인권도시(sustainable human rights city for all)”를 주제로 포럼을 가진 뒤 “2013 세계인권도시포럼 광주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도시와 지방자치단체연합의 사회통합 참여민주주의와 인권위원회와 협력하여 아래로부터 인권을 보편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툴로서 도시 인권을 위한 지구 헌장과 의제를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추진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그렇지만 인권도시 광주시민의 행동수칙은 있는가이다. 광주시와 관련된 기관에서 만든‘민주인권포털’에 의하면 광주인권헌장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는 ‘시민수칙 및 행동요령’이 제시되고 있다. 이 내용들을 보면 인권헌장의 타이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헌장은 ‘어떠한 사실에 대하여 이상으로서 규정한 원칙을 선언한 규범’ 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한편 수칙은 ‘어떤 일이나 행위와 관련하여 지켜야 할 사항으로 정한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민주인권포털’에 제시된 ‘광주시민 수칙 및 행동요령’ 중 일부 예를 들면 사상 및 의사표현의 자유와 소통의 기회보장, 참여와 정보공유를 통한 시민 자치실현, 인권문화와 민주시민의식 함양 등으로 18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제시된 내용들을 보면 시민들이 지켜야 할 수칙이라고 하기 보다는 다분히 헌장의 개념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하여 1999년 동경에서는 생활문화, 복지, 고령자시책추진, 위생, 교육 등 각 부처가 합심하여 ‘마음의 동경혁명 행동플랜’을 수립하였다. 이 플랜은 어린이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가정, 학교, 지역, 사회 전체가 각각 어떻게 노력해 나갈 것인지,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지침 및 그것을 지원해 나갈 행정의 시책을 명확히 하고 있다.

또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전승시켜 나가야 할 사회의 기본적인 ‘마음의 동경 룰(rule)’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① 매일 올바르게 인사를 하도록 시키자. ② 자기 아이가 아닌 아이들도 꾸짖자. ③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키자. ④ 조르는 아이를 참게 하자. ⑤ 윗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기르자. ⑥ 체험을 통해 아이를 단련하자. ⑦ 아이에게 그 날에 있던 일들을 말하도록 시키자. 이러한 7가지 호소문을 제시하였다.

또한, 미국 국무부도 해외를 여행하는 미국인의 잘못된 매너를 바로잡음으로써 ‘어글리 아메리칸’을 추방하겠다는 취지로 외국 출장을 가는 미국 주요 기업의 임직원에게 16가지 행동지침을 담은 ‘월드 시티즌 가이드’라는 책자를 배포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 내용의 일부를 제시하면 ① 부와 권력, 지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거부감을 부르니 조심하라. ② 시끄러운 목소리는 방자한 행위로 여겨지므로 작게 말하라. ③ 누군가 미국의 정책이나 정치인을 공박하더라도 조용히 지켜보라. 등이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인권도시인 광주의 ‘시민행동수칙 및 행동요령’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목표도 구체성이 없으면 실현되기가 힘들다. 따라서 인권도시 광주의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광주시민의 마음의 혁신’을 제정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 광주시민들은 역사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해 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들의 참모습이 잘 못 알려져 우리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도 없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잘하는데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만 할 일이 아니다. 타 지역민들이 우리를 바르게 인식할 때까지 우리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행동 수칙을 마련하는데 모두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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