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의 개구리 비극은 왜?
냄비 속의 개구리 비극은 왜?
  • 이상수 시민기자 (전 호남대 교수)
  • 승인 2013.05.15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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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전 호남대교수
최근 신문기사를 보면 ‘냄비 속의 개구리, 한국경제’ 라는 기사를 볼 수 있다. 한국경제를 ‘냄비 속의 개구리’로 비유한 기사이다. 하필이면 한국경제를 이렇게 표현한 것인가 생각해 본다.

프랑스는 말, 거위, 원숭이 뇌, 달팽이 등 아주 독특한 재료들을 요리로 승화시키는 국가이다. 그 중에서도 아주 유명하고 독특한 요리는 개구리 요리(Grenuille)인데, 손님이 앉아있는 식탁위에서 냄비를 놓고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요리이다. 그런데 이때 처음부터 너무 뜨거운 물에다 개구리를 넣으면 튀어 나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개구리가 좋아하는 온도의 물 속에 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궁금해하던 미국의 코넬대학의 스콧(Scott Bywater) 교수는 두 개의 비커에 물의 온도 차이에 따라 개구리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첫 번째 비커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인 15도에 맞춰져 있다. 처음에 찬물 속으로 들어간 개구리가 주변을 살피더니 헤엄을 치며 놀기 시작했다. 심지어 개구리가 점점 따뜻해지는 수온을 오히려 즐기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개구리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감자기 몸의 동작이 빨라지더니 비커로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다했다. 그렇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개구리가 빠져 나오기는 비커안의 물이 너무 뜨거워져 있었고 결국 개구리는 그 안에서 삶아지고 말았던 것이다.

두 번째는 45도의 물이 담긴 비커에 개구리를 넣는 실험이다. 45도는 개구리가 가장 싫어하는 온도다. 따라서 개구리는 두 번째 비커에 들어가기도 전 뜨거운 열기를 감지해 튀어나와 버렸다.

그러면 왜 첫 번째 비커의 개구리는 서서히 올라가는 온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죽게 될까? 자유를 빼앗아 버린 것도 아닌데, 왜 가만히 앉아서 󰡐삶아진 개구리󰡑가 되어 버렸는가. 그것은 개구리 체내의 위험 감지기관이 갑작스런 변화에만 반응하고, 서서히 일어나는 변화에는 대응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변화도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규모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변화는 거의 모두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매우 서서히 다가온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커 안의 개구리처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다.

당장 먹고사는 걱정은 없으니까 이만하면 되겠지 라는 적당주의와 안일한 생각에 빠진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를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할 것이다.

마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변화라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채 편안하게 죽어가는 개구리의 모습을 지니고 있지는 않는가?

한국경제도 ‘냄비 속의 개구리’ 운운하는 것이 썩 좋은 분위기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 경제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소위 삶아진 개구리의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에 걸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은 비단 화산폭발로 폼페이가 지상에서 사라진 단 하나의 사건 때문만이 아니다. 로마는 카르타고를 몰락시키고 지중해 세계를 석권하면서 강력한 팽창과 성공의 시대를 구가했지만 지도자들이 오만과 문란으로 치달은 결과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무지의 증후군, 혹은 비전상실증후군처럼 환경변화에 미리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도 개구리처럼 삶아져 버릴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겠다. 마음이 편하면 감각을 우둔하게 만들기 때문에 안정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선제적으로 변화를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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