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피하는 방법
전쟁을 피하는 방법
  • 문틈/시인
  • 승인 2013.04.11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한 달이 넘게 남북관계가 험악하다. 곧 전쟁이라도 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미국의 폭격기와 군함이 한반도 주변에 와서 포진해 있다. 북한은 연일 목소리를 높여 금방이라도 ‘남측’으로 쳐들어 올 기세다.
그동안 북한에서 아무리 위협을 해도 잠잠하던 국민들도 이번에는 불안감이 드는 모양이다. 증시도 폭락하고 라면을 사재기하는 사람도 있다. 외국 바이어들도 전쟁이 일어날까봐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렇잖아도 경제가 좋지 않은 판에 느닷없는 전쟁 분위기까지 조성되어 안팎곱사등이 신세다. 외국 언론은 한반도에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처럼 톱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각해볼수록 사주팔자가 되게 안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일제치하, 분단, 한국전쟁, 그리고 4.19, 5.16 … 오랜동안 고난의 행군을 해오면서 그동안 얼마나 국민이 피눈물을 흘려왔던가.

3.1운동의 ‘34인’으로 추앙받는 스코필드 박사 말대로 “한국인은 역사 속에서 자신들이 겪어야 할 고통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었다.” 그런데 그 불운의 긴 터널을 지나와 이제 가까스로 보릿고개도 넘기고 자유민주주의도 성취하고 샴페인을 한두 잔 마시며 인간답게 좀 살만하게 되니까 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역사의 신은 무슨 억하심정이 있길래 한반도에 이런 시련을 주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단순한 것을 숭배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북측은 북측대로 알아서 살고, 남측은 남측대로 알아서 살면 되지 않을까싶다. 3대 세습이든 4대 세습이든 남측이 북측의 체제와 이념에 시비를 걸 것이 없고, 북측은 남측에게 미국식민지네 뭐네 하고 자본주의를 험담할 것이 없다.

한 민족이 갈라져서 70년이 다 돼가는 마당에 북측은 ‘김일성 민족’이 되었고, 남측은 ‘자유민족’이 되었다. 혈연관계를 다시 잇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이 되어버렸다. 무력으로 합하려는 통일보다 서로 갈라져서 살아가는 분단이 백번 낫다고 본다.
북한은 급기야 정전협정 무효를 선언했다.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 쏘고 그동안 취해온 행동으로 볼 때 ‘서울 불바다’를 겨누는 모양새다. 대체 어쩌자는 것일까.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남측 북측에게 파멸밖에 더 올 것이 있을까. 그렇게 무모한 전쟁이 가져올 이득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얻을 것은커녕 잿더미밖에는 없을 것 같다. 전쟁을 해야 할 합당한 이유라도 있는가. 우리는 그동안 햇볕정책이다 뭐다 해서 북한동포를 끌어안는 정책을 펴왔다. 그야말로 순수한 동포애 그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개성공단마저 문을 닫겠다고 북측 노동자를 철수시키고 말았다. 북한의 태도로 보면 이제 전쟁 전야에 와 있다.
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이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다. 종당엔 칼을 빼든 사람이 칼을 거두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해주고 한국이 북한에 식량을 보내주고 그런 것 말고는 다른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남측은 그동안 주적 개념에서 북한을 빼고 총부리를 하늘로 향해 왔건만 쌍방의 적대감은 더욱 커져서 3일 안에 부산까지 폭풍 진격하겠다고 북한은 연일 전쟁연습이다. 정말 대략난감이다.
지구상에 분단국가는 한반도밖에 남아 있지 않다. 몹시 부끄러운 일이다. 분단된 것만으로도 모자라 수십년 서로 적대감을 키워오더니 다시 또 전쟁의 먹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나도 라면박스라도 몇 개 사다놓아야 할까. 정녕코 이렇게밖에 남북이 살 수가 없는 것일까.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