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승강기, 불안에 떨며 이용하다
장애인 승강기, 불안에 떨며 이용하다
  • 이채원 시민기자
  • 승인 2013.04.10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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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청 지하상가 엘리베이터 갇힌채 내려가는데 '한참'

인권도시라고 내세우는 광주는 장애인이 살기 열악한 환경인 듯하다. 보통 장애인 편의를 위해 별도로 마련해 놓은 관공서의 장애인 주차공간은 일반인 차량으로 가득찬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또한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조차 개선되지 못한 채 불안감에 떨며 이용하고 있다. 바로 5.18민주화 운동의 성지라고 일컫는 구도청 분수대 지하상가 엘리베이터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일 한 시민이 다리가 저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작 지하 1층과 지상 1층만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는 내림버튼을 누른 뒤에도 한참동안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계단을 이용한다면 일반인 걸음으로 30초면 지하상가로 바로 내려갈 수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장애인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는 올라오는 데까지 1~2분 동안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후 문은 닫혔지만 낡고 폐쇄된 엘리베이터는 오랫동안 지하 1층으로 내려가지를 않았다고 한다. 또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밖을 전혀 볼 수 없는 이 엘리베이터는 사고를 유발시키는 환경에 노출된 듯 보였다.

어머니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던 장 모씨는 “폐쇄적인 엘리베이터는 도무지 내려갈 생각은 안하고 이러다가 문이 안 열릴까봐 큰 불안감에 휩쌓였었다”며 “그 어두컴컴하고 쾌쾌한 좁은 공간인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닌지 체감으로는 5분 이상 밀폐공간에 갇힌 느낌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엘리베이터 안에는 ‘본 승강기는 장애인승강기입니다. 이동속도가 매우 느리오니 양해 바랍니다’, ‘올라갈 때 1분, 내려갈 때 3분이 걸립니다’라고 종이에 써 붙여 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엘리베이터가 왜 언제 열릴지 모르는 ‘불안감’에 떨며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뿐이다.

앞으로 인권을 중요시 하는 광주시의 장애인을 위한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설 주변 시설인 만큼 적어도 장애인이 불안감에 떨고 사용해야하는 엘리베이터가 되지 않도록 재정비가 필요하다./이채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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