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45 - 털머위
들꽃이야기 45 - 털머위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12.10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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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산방생활은 더욱 수월해진다. 이때부터 눈 내리기전까지는 된장과 고추장만 있으면 먹을거리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이다.

들과 산, 남새밭에 심어 놓은 푸성귀가 싱그러운 향기로 기다리고 있으니까. 산방의 장독대 옆에도 머위가 자라는데 봄철이면 어린잎을 즐겨먹곤 한다. 살짝 삶은 잎을 꼭 짜서 된장을 넣어 무쳐먹거나 넓고 둥그런 잎을 쫙 펴서 쌈으로 먹으면 쌉싸름하니 입맛을 돋운다.

머위와 잎 모양 등이 유사하게 생긴 털머위가 있다. 그렇지만 쉽게 구별할 수는 있다. 머위는 전체적으로 분백색을 띠고 있으며 꽃은 봄에 피는데 작은 키로 땅에 바짝 붙어서 연황색으로 핀다. 반면에 털머위는 잎이 윤기가 나면서 매끄러운 느낌과 좀 더 두껍고 뒷면에 털이 많아 털머위라고 부르고 ‘갯머위’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진한 향기를 지닌 노란 꽃은 10월에서 12월에 꽃대가 올라와 핀다.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초록의 풀잎들, 화려한 단풍들, 아름다운 꽃들이 시간과 함께 지거나 빛이 바랜다. 늘 푸르기만 할 것 같은 소나무조차 다른 식물들과 함께 그렇게 변화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갈색 빛을 띨 때에 비로소 샛노란 꽃을 환하게 피어내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대견한 털머위가 있다.

털머위는 꽃이 곰취를 닮아 혼동하기도 하고 북한에서는 ‘말곰취’라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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