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노조, 지역MBC 자율경영 말살음모 저지 나서
광주MBC 노조, 지역MBC 자율경영 말살음모 저지 나서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9.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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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주 광주MBC사장, 더 이상 우리의 사장 아니다"

광주 MBC 노동조합(위원장 김낙권)은 최근 서울MBC 이사회가 지역 MBC 이사회를 원하는 대로 소집하고 안건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등 지역사의 자율경영을 말살하려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이같은 서울MBC 이사회의 의도와 현 정관개정안에 대한 항의 및 원상복구를 위해 서경주 광주MBC사장에게 항의하고 면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사장이 19일 오전 출근하지 않아 무산됐다.

광주MBC  노조원 50여명은 19일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남구 월산동 광주 MBC 사옥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이사진이 17일 서울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소집권한을 대표이사에서 비상임이사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서울 MBC가 지역 MBC 이사회를 원하는 대로 소집하고 안건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어 결국 지역사의 자율경영을 무너뜨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개정안은 결국 광주 MBC의 권리를 사실상 서울 MBC에 팔아넘기는 것과 같고 사측이 지역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라며 "정관 개정안이 원상 복구될 때까지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즉 김 위원장은 이같은 상황에서는 서울MBC가 광주MBC 사옥을 팔건, 다른 지역MBC와 통폐합을 하건 마음대로 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이사회 저지 상경투쟁 때는 이사들이 비밀리에 다른 출구로 모여 이사회를 열고 사라져 막지는 못했지만 광주에서만큼은 강경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MBC노조는 지난해 3월 신임 사장의 내정을 반대함과 동시에 공영방송 광주MBC의 자율경영과 공정방송을 위한 출근 저지 투쟁을 11일 동안 전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광주MBC노동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광주MBC의 주권을 스스로 팔아넘긴 서경주 사장은 더 이상 우리의 사장이 아니다.


그동안 수차례 만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광주MBC 서경주 사장이 광주MBC 48년 역사상 길이 남을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제 (2012년 9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광주MBC 임시 주총에서 사장 자신의 권한을 서울MBC 김재철의 수하들에게 헌납하는 굴욕적인 '정관 개정안' 건을 스스로 통과시키고 만 것이다. 2012년 9월 17일은 이완용 등 매국노들이 대한제국의 국권을 일본에 스스로 헌납한 한일합방 늑약이 이뤄진 1910년 8월 22일, 경술국치일에 가히 비견할 만하다.

어제부터 효력을 발휘한 새로 바뀐 광주MBC 이사회의 새로운 정관의 요지는 대표이사 즉 사장 권한의 무력화다. 그동안 광주MBC 이사회 소집권한은 대표이사 사장만이 소집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대표이사가 아닌 일반 이사들(현재 광주MBC 이사진은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서울MBC 간부들로 구성돼 있다)이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빗장을 열어 주었다.

이제 광주MBC의 주요 의사 결정사항들은 광주MBC 사장을 거치지 않고서도 서울MBC 마음대로 해버릴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구성원들의 동의 없는 광역화와 그 과정에 몰아칠 피비린내 나는 구조조정, 더 나아가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 통제와 프로그램의 통폐합 등이 광주MBC 사장을 거치지 않고도 마음대로 일어나도 누구도 항의할 수 없는 정관 개악이 자행된 것이다.

4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의 대표 방송인 광주MBC의 역사를 깡그리 무시하고 구성원과 지역민의 의사를 개차반 보듯 이뤄진 이같은 만행은 태풍 '산바'가 불어닥치던 날 비밀리에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언론 살인마 김재철의 부름을 받은 낙하산 서경주 사장은 구성원들이 태풍 재난방송 근무를 위해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김재철의 지시사항을 따르기 위해 서울MBC로 출장을 떠났다. 지역에 큰 피해가 예상되고, 구성원들이 비상 근무를 하는데 자리를 비우고 주권을 헌납하는 사장을 어떻게 광주MBC의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서경주 씨는 취임 때부터 김재철의 낙하산 사장으로 여겨져 구성원들의 격한 반발을 샀다. 광주MBC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에 막힌 서 사장은 당시 자신이 한 약속을 기억하는가. 자율경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기억이나 하는가. 48년간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오며 지역성 구현과 정론보도를 위해 힘써온 구성원들에게 도대체 무슨 구실로 자신의 만행을 설명할 것인지 말해 보라.

언론 살인마 김재철이 출근 저지 때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이 MBC를 지키겠노라고, 자기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사원들이 자신을 돌에 매달아 한강에 버리라고..." 김재철은 그 약속을 지켰는가? 문서보다 강한 게 남자의 말이라던 김재철은 자신의 말을 헌신짝 버리듯 버림으로써 스스로 남자가 아님을 증명했는데 서경주 사장 역시 말을 바꾸는 데 있어서는 김재철과 막상막하의 인물임을 증명해보였다.

허수아비, 꼭두각시, 광주MBC 총독... 지금 서경주씨의 상태는 그 어떤 단어를 붙여도 과함이 없다. 광주MBC 구성원들의 운명과 지역민의 자존심을 언론살인마에게 스스로 헌납한 서경주씨는 더이상 광주MBC의 사장이 아니다. 우리의 잘못이 있다면 어차피 임기가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갈 당신을 한 때 나마 자율경영을 할 리더로 믿었던 우리의 순진함이라 할 것이다.

우리의 운명과 지역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은 망사(亡社)적 행위를 자행한 서경주씨는 더이상 광주MBC 의 사장이 아니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불상사의 근본 책임은 서경주씨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에 우리는 서경주씨의 공식적인 사과와 정관 환원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며 앞으로 파업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에 자행된 패악을 되돌려 놓을 것이다.


                                                  2012년 9월 19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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