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27 - 술패랭이
들꽃이야기 27 - 술패랭이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07.19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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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채색 27.3 x 40.9cm
지리산에 가느다란 비가 오고 있다. 낮게 내려앉은 구름은 신갈나무와 구상나무 사이사이에서 고요하게 쉬고 있다. 숲속 깊은 곳에 물푸레나무, 함박꽃나무 까지도 싸안고 있는 구름 속은 그야말로 영혼이 빨려드는 것 같다. 가히 신비감을 느낄만하다.

나무 들 틈바귀에 기린초와 터리풀에 기대어 피어있는 술패랭이꽃이 이 몽환적인 느낌에 동요되고 있는 것일까? 이러저러한 기분으로 한번쯤은 우산도 없이 빗속을 걸어본 적이 있지 않던가! 비에 젖은 술패랭이꽃을 보는 순간 그러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모두가 산발을 한 듯 한 모습들이다.

꽃잎이 가늘고 깊게 갈라져서 꽃술처럼 되어서 술패랭이꽃 일진데, 고뇌에 차서 술에 취한 사람을 생각하게 한다. 여름 나절 푸르른 초원에 술패랭이꽃이 집단으로 피어있으면 아름다운 색채의 조화를 이루어내고 부전나비라도 날아 들 때면 자유로움도 더해준다.

낙양화(洛陽花)라고 부르기도 하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구맥(瞿麥)의 가느다란 섬유질로 덮여 있는 듯하고 마디가 있다. 어린잎과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패랭이꽃과 같이 약용으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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