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①] 달라진 스파이더맨, 달라진 재미와 매력!
@[스파이더맨①] 달라진 스파이더맨, 달라진 재미와 매력!
  • 김영주
  • 승인 2012.07.02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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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르다’고 해야 할까? ‘새롭다’고 해야 할까? 샘 레이미 감독의 앞[스파이더맨]에 비교해서, 다르다고 하자니 새로운 점이 있고, 새롭다고 하자니 기본 컨셉과 패턴이 같다. 아무튼 잘 만들었고 아주 재밌다.


[스파이더맨]이 다시 만들어진다는 풍문이 들렸다. “그럼, 그토록 재밌는 [스파이더맨]을 세 번으로 끝내선 안 되지~!” 어려서부터 스파이더맨을 워낙 좋아해선지, 그 풍문만으로도 가슴이 들떠 올랐다. 셈 레이미 감독이 그 동안 워낙 잘 만들었으니 다른 감독이 만들 꺼란 생각을 미처 못했다. 그런데 감독도 바꾸어지고 출연진도 바꾸어졌다. “어~어? 마크 웹? 누구? 아하~ [500일 썸머] 감독~!” [500일 썸머], 500일 동안 두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를 풋풋하면서도 잔잔하게 군더더기 없이 그려간다. 사랑을 그저 곱고 달콤하게만 그려가는 게 아니라 씁쓸한 리얼러티를 잘 살려서 그려냈기에,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였다. 그렇게 사랑의 섬세한 심리를 리얼하게 잘 그려낸 감독이, 정반대쪽 액션과 상상으로 가득한 ‘마블 코믹스’의 영웅 스파이더맨을 잘 만들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능력 있는 감독이니까 스텝구성만 잘 한다면 괜찮은 [스파이더맨]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의심 반, 기대 반!

주인공이 스파이더맨 슈트를 입고 나서기 전까진 조금 실망했다. 씨리즈로 이어갈 영화이니까, 그 프롤로그를 얼마쯤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지만, 꼭 저렇게 이러쿵 저러쿵 하나 하나 이야기해야만 하나? 평범한 젊은이에서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다가 상징적인 짧은 장면으로 조금씩 암시하면서 이끌어 가면 안 되나? ‘액션 영웅영화’로선 조금 지루했다. [500일 썸머]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나 싶었다.

그런데 거미인간에서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해가면서부터 그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앞[스파이더맨]보다, 주인공의 심리도 훨씬 섬세하고 리얼하게 그려갔고, 액션도 다부지고 촘촘해서 더 리얼하게 다가온다. 스토리 흐름과 장면 전환도 속도감 있고 매끈하다. 전반부의 지루함이 후반부의 속도감으로 오히려 ‘억눌린 폭발감’을 준다. 달라진 스파이더맨, 달라진 재미와 매력! 무엇보다도 뉴욕 시가지의 고층빌딩들을 거미줄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에서, 마치 내가 스파이더맨이 된 듯한 3D효과가 너무 좋았다. 스파이더맨이 클로즈업되면서 두 발을 오므리며 내게 거미그물을 내쏘는 듯한 엔딩장면은 황홀했다.( 그 쏘아낸 거미그물이 화면 전체를 뒤덮었더라면 훨씬 황홀했을 텐데, 한 줄기 막 빠져나오는 정도밖에 그리지 않아 너무 아쉬웠다. ) IMAX로 보고픈 맘이 불끈 솟았다.( 광주에도 IMAX가 있단다. ) 대중재미 A+, 영화기술 A+.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43732&videoId=34384

[다크 나이트]나 [아이언맨]처럼 왕부자가 아니라 중산층 서민이고, 비밀에 가려져 범접하기 힘든 영웅이라기보다는 이웃에 사는 착한 청년 같은 이미지를 강조한다. 악당괴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는 더욱 재미있어지는데, 악당도 막무가내 악당이 아니라 갈등하는 악당이다. 그래서 보수파 영화이지만, 순결한 강경파가 아니라 갈등하는 온건파이다. 악당의 주사액은 녹색이고 스파이더맨의 주사액은 파란색인 게 이슬람의 녹색과 미국 공화당의 파란색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암암리에 문명과 자연의 대립으로 근대 합리적 이성의 기계문명이 자연과 본능을 정복하는 걸 미화하고 있다고 하면, 내가 너무 과민한 걸까? 감독의 관점 : 보수파 A0.

앞 스파이더맨과 이번 스파이더맨에 다른 점이 있다. 앞에선 얼굴을 감추려고 했고 그게 밝혀지는 과정이 무척 긴장되는데, 이번엔 얼굴을 일부러 내놓지도 않지만 일부러 감추려 들지도 않아서 좀 허전하다. 거미줄도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거미줄 만드는 장치를 따로 마련하였다. 거미줄 쓰임새가 더 다양해져서 좋았다. 이번 슈트가 첨단섬유의 질감과 색감으로 더 강렬해졌고, 더욱 날렵해진 몸맵시와 액션동작에 훨씬 매끈하고 속도감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전 슈트가 내겐 더 원조 같은 맛이 느껴져서 더 정겹다.

만화든 영화든, 그 동안 난 [스파이더맨]이 주는 재미와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 그런데 옥에 티로 거슬린 게 딱 하나 있다. 영화의 남녀주인공이다. 어린 시절에 만난 만화 스파이더맨은 음색도 굵직하고 근육이 우람했다. 이에 익숙해 있어서, 앞 스파이더맨의 여리고 앳된 모습이 3편까지 불편했는데, 이번에도 예고편에서 그리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스파이더맨]이 잘 만들어져서인지, 이번 새로운 남자주인공이 마음 안으로 들어왔다. 다행이다. 만화 스파이더맨 · 토비 맥과이어 스파이더맨 · 앤드류 가필드 스파이더맨, 그 매력을 따로따로 맘에 담기로 했다. 여주인공은, 앞의 커스틴 던스트도 싫고, 이번 엠마 스톤도 싫다. 제발이지 여주인공 좀 바꾸어주면 좋겠다. 그러나 내가 어찌하겠나! 주어진 대로 볼 수밖에 . . . .

앞[스파이더맨]에서 옥토퍼시가 악당으로 나오는 2편이 가장 좋았는데, 이번[스파이더맨]에서도 ②편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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