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김재철 '사퇴' 아닌 '구속' 주장 연호
MBC노조 김재철 '사퇴' 아닌 '구속' 주장 연호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5.23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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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20억→무용가 J씨→김재철 공동구매 아파트? "특가법 위반 고소키로
김재철의 그녀? 무용가 J씨는 최승희의 제자가 아니었다
▲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 사퇴' 구호가 아닌 '김재철 사장 구속'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미디어오늘 제공>

MBC 노동조합이 이제는 구호를 '김재철 사장 사퇴'에서 '김재철 사장 구속'을 외치고 있다. 이렇게 구호가 변경된 이유는 회사돈을 이용해 무용수 J씨를 통해 부동산 차명 매입 등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MBC 노동조합은 23일 김재철 사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과 부동산실권리자명의의등기에관한법률 위반 등을 검토해 추가 고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법인카드를 유용하고, 무용수 J씨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특경가법에 따른 배임 혐의로 두 차례 고소한 바 있어 이번이 세번째가 될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 김재철 사장 세번째 고소

<미디어오늘>보도에 따르면 "MBC 노조 관계자는 전날 제기한 J씨와 아파트를 공동 구매한 의혹을 포함해 현재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을 종합해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오는 29일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번 추가 고소 결정은 김 사장의 배임 혐의 의혹과 구체적인 증언이 줄줄이 터져나오고 있는데도 MB의 눈치를 보는 수사당국에 대한 수사 진척을 촉구하는 압력적인 의미가 크다.

특히 전날 제기했던 의혹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도 걸려있지만 MBC의 돈이 김재철 사장으로부터 J씨로 흘러들어가 결국 그 돈으로 자신의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일련의 정황이 드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MBC 노조는 "김재철이 무용가 J씨에게 몰아준 20억 원이 넘는 거액은 단순한 후원과 특혜가 아니라 사실상 자신의 이익까지 염두에 둔 축재와 횡령"이라고 지적하고, "김재철 사장과 J씨의 금전 거래 내역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MBC 노조는 부동산 공동구매 의혹을 폭로한 이후 사측이 '사실은 이렇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가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는 반박에 대해서도 취재팀의 증언을 토대로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김재철, 부동산 실명 위반 차명 구입 의혹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오송 아파트를 J씨와 함께 구입한 것이 아니라 J씨로부터 제의를 받고 구입한 것이라며 정상적 거래라는 주장에 대해 "맨 처음에 아파트 구입을 위해 물건을 알아봐 달라고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화를 건 사람은 J씨가 아니라 김재철이었다"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MBC 노조 취재에 따른 내용이다.

오송의 부동산 중개소가 김재철 사장으로부터 분양권을 알아봐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분양권을 구해 김 사장에게 연락을 하자 김 사장과 J씨는 오송에 있는 한 부동산에 나타났다.

그 자리에서 김 사장은 분양권 2개를 계약하라고 했지만 J씨가 '나는 부동산이나 돈 거래는 모르니 오빠가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J씨는 아파트 1채는 자신의 명의로 다른 1채는 제3자의 명의를 빌려 계약을 했고, 이후 김 사장이 J씨가 제3자의 명의로 구입한 아파트 1채를 김 사장의 명의로 돌렸다는 것이다.

이같은 취재를 바탕으로 MBC 노조는 "사실은 J씨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이름으로 구입한 J씨 소유의 아파트 1채의 명의를 자신 앞으로 돌려둔 것'뿐이라는 게 제대로 된 고백"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철, 마치 J씨 남편처럼 행동

<미디어오늘> 보도에는 "사측이 당시 J씨는...조건이 여의치 않아 한 채를 팔아야 할 상황이었다. 김 사장은 오송이 KTX도 정차를 하고 세종시와 청주에서도 멀지 않은 교통 요지인 만큼 은퇴 후 거주를 위해 구입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 판단해 J씨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집이 안 팔려 곤란해 한다고 2억원짜리 아파트를 은행 융자로 1억 3천만원이나 받아 사줄 단순 지인 관계가 상식적으로 가능한가"라고 응수했다고 실렸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부동산 업소를 방문했을 대 김재철과 J씨는 1가구 다주택에 대한 중과세 문제를 우려해 명의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도 나눴다"며 "마치 남편이 아내 명의의 부동산 구입을 자상하게 돌봐주는 것처럼 김재철은 J씨의 부동산 구입의 시작부터 등기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고 살폈다"고 주장했다.

J씨가 아파트 전세 매물을 내놓을 때 김 사장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았다는 노조의 주장을 사측이 위임장을 써준 적이 없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도 J씨가 김 사장을 대신해 계약한 필요한 서류를 부동산 중개업소에 보냈다며 '부동산중개업소에 계약 체결을 위임한다'는 김 사장의 자필 서명 위임장과 신분증명서 사본이 자료에 포함돼 있다고 재반박했다.

MBC 노조는 "아파트 분양권 구입 요구부터, 전세 관리까지 김재철과 J씨는 한 몸이었다"며 "그게 아니라면 아파트 공동 구입, 공동 관리에 이르기까지 김재철과 J씨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며 두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재철, J씨가 최승희 제자여서 공연 물아줘

한편 <미디어오늘>은 MBC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씨에게 공연을 몰아준 유일한 이유는 J씨가 최승희 전수자로서 수준이 높아 자격이 된다는 주장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라는 보도를 했다.

23일 MBC 노조 '파워업 PD수첩'은 무용계의 증언을 토대로 J씨가 무용가 최승희와 관련이 없는데 최승희 제자임을 내세우고 있다고 폭로했다는 것이다.

MBC는 김 사장이 J씨에게 각종 공연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J씨는 최승희 전수자로서 수준이 높아 공연의 유자격자인 것은 맞다"고 해명한 바 있었다.

무용가 최승희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구식 현대적 기법의 춤을 창작하고 공연한 인물로 일본에서 활동해 북한으로 건너가면서 무용가로서 생을 마쳤다. 무용가 최승희는 무용계에서 ‘조선이 낳은 최고의 무용수’로 권위적인 존재로 통하는데 J씨에게 공연을 몰아준 것 역시 최승희 전수자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이 MBC의 주장이다.

하지만 '파워업 PD수첩' 취재 결과 무용계에서 J씨가 무용가 최승희가 전혀 상관 없는 인물이라는 증언이 쏟아졌다.

J씨는 지난 2006년부터 각종 매체 인터뷰에서 자신이 무용가 최승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해왔다. J씨 지인으로 동국예술기획 대표인 박동구씨는 "(J씨가)최승희 선생님 춤을 배웠다는 얘기를 제가 들어본 역사가 없고, 전통춤이라면서 한국무용을 주로 해왔지 최승희 선생님과 관련해서 춤은 추지를 않았다"고 증언했다.

J씨, 최승희와 전혀 상관없는 인물 증언 쏟아져

지난해 무용가 최승희 백주년을 맞아 J씨는 '최승희부터 ○○○까지'라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기념 공연을 열었다. 당시 공연을 지켜본 제일교포 무용가 백홍천씨는 "(J씨가 최승희 전수자라는 것은)다 거짓말이다. 쫙 보면"이라며 "그 사람이 언제 최승희한테 배웠느냐"라고 성토했다. 백씨는 1970년대부터 북한을 40여 차례 방문해 최승희 춤을 익힌 최승희 춤 전문 연구가다.

백씨는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볼 때 왜 J씨가 '최승희부터 ○○○까지' (공연을) 마치 내 계열이 최승희로부터...(전수받았는지 사람들이) 오해하잖아요"라고 말했다. MBC는 이같은 공연을 주최해 예산 7천만 원을 투입했다.

해당 공연에서 김재철 사장은 "최승희의 무용을 J의 가무악극으로 부활시키려 한다"며 "오늘날 가장 현대적인 표현양식인 J의 가무악극으로 최승희의 춤이 재탄생할 것"이라고 축사까지 남겼다.

최승희 제자인 전황 전 국립창극단 단장은 "최승희 선생의 무슨 전수자같이 그렇게 써서 완전히 최승희 제자로 띄워놨더라고"라며 "아니 최승희 선생과 밥 한끼도 안 먹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애가 어떻게 그렇게"라고 허탈해했다.

지난해에는 최승희 백주년을 맞아 심포지엄이나 토론회도 많이 열렸는데 최승희 전문가 초청을 담당했던 무용평론가 C씨도 "최승희 계열의 전문가들을 다 모셨는데 J씨는 검토 대상도 아니었다"며 "무용계에서 사회적 평가에서 최승희 게열의 제자라고 인지가 안 됐으니까 초대가 안 되지 않았을까요"라고 반문했다.

J씨, 최승희에게 3시간 지도받아 전수자 행세

J씨가 최승희 춤을 배우기 위해 북한을 방문, 최승희 제자에게 춤을 사사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불과 몇시간의 지도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J씨와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조총련 한 관계자는 "2002년 방북해서 최승희의 제자 김해춘에게 하루하고 반 정도, 하루에 2시간 정도 지도 받았죠. 다음날은 한 시간, 그 정도 밖에 지도받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총 3시간 지도를 받고 전수자로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그런 걸 사사했다고) 과장해서 말하면 안되죠. 사실을 과장에서 만들어내면 안되죠"라고 덧붙였다.

2009년 <할미의 노래>라는 공연에서 전황 전 국립창극단 단장이 축사를 써준 것도 거짓말로 들통났다.

당시 공연 축사에는 전황씨가 "J씨는 춤추는 것이 최승희와 닮았다. J씨는 최승희다"라는 축사를 썼고, 한 매체에 인용되기까지 했는데, 정작 전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런 얘기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라고 반박했다. 전씨는 "작가가 청탁을 받고 그렇게 J씨를 최승희 제자다하고 띄운 거고 그렇게 쓴 것"이라고 밝혔다.

무용계에서는 J씨가 최승희 전수자라는 것이 '뻔한 거짓말'로 통하는데 김재철 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J씨에게 23회에 걸쳐 약 20억원을 후원했다.

제작진은 "무용계 전설 최승희를 거론하면 J씨의 자격을 옹호한 MBC,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라며 김재철 사장과 J씨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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