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 옴부즈맨 '참담하다' 전격 총사퇴
KBS 뉴스 옴부즈맨 '참담하다' 전격 총사퇴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5.21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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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무관심…뉴스 개선 가능성 낮다"

'KBS뉴스 옴부즈맨' 위원 6명이 전원 사퇴했다. 충격이다.

이로써 김인규 사장이 KBS 뉴스의 질적 향상과 공정성 제고라는 취지로 도입한 '뉴스 옴부즈맨' 제도가 위원 전원 총사퇴로 6개월 만에 좌초됐다.

21일 KBS 새노조는 "지난 4월29일 'KBS의 총선보도는 최소한의 균형감각도 상실했다'는 간곡한 호소가 결국 KBS뉴스 옴부즈맨의 마지막회가 돼버렸다"면서 "그 뒤 한 달이 채 안 돼 옴부즈맨 교수들 전원이 사퇴했다"고 알렸다.

21일 기자협회보도 윤태진 연세대 교수를 비롯한 뉴스 옴부즈맨 위원 6명은 지난 19일 KBS에 사퇴의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사퇴의 변을 통해 "애초에 지향했던 목표에 단 한발자국도 가까이 나아가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옴부즈맨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KBS 구조적 한계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가느다란 희망조차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판단하여 전원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뉴스 옴부즈맨은 김인규 사장이 보도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야심차게 도입한 제도여서 위원 총사퇴라는 사태에 KBS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옴부즈맨 위원들은 KBS 보도국이 비판을 경청하지 않고 의견도 제대로 수용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실 모르는 옴부즈맨이 말도 안 되는 비판만 한다는 피해의식에 젖어있었고 옴부즈맨을 싸워 이겨야하는 대상으로 인식하여 프로그램의 제작과정도 원만하지 못했다"며 "무엇보다도 관행적 일상의 세계 안에 갇혀 KBS 울타리 밖과의 의미 있는 소통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지금 보도국의 기본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여러 차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된 점도 지적을 받았다.

이들은 "KBS가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보도관점에서 벗어나는 것, KBS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여부를 떠나 언론계에서 빚어지고 있는 여러 현안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갈등의 소리들에 귀를 더 기울이는 것이 공영방송의 의무이고 나아가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점을 호소해 왔다"면서 "그러나 KBS는 옴부즈맨 위원들의 거듭된 호소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KBS 뉴스의 질적 수준과 공정성이 과연 만족할만한 정도인가? 그렇지 않다.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가? 지금의 KBS 구조로는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쓴소리를 던지며 "지금의 KBS가 가진 구조적, 관행적, 문화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인규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복원을 주장하며 77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21일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시민사회가 KBS 뉴스에 대한 마지막 믿음의 보루마저 걷어가버린 징표"라며 "참담하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합리적 조언조차 듣지 못하는 조직, KBS보도국은 그렇게 낙인찍혀 버렸다"며 "우리가 KBS 사상 최장기의 파업을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S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뉴스 옴부즈맨 위원들이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데 대해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KBS는 "이번 사태는 옴부즈맨 제작 시스템을 둘러싼 위원들과 제작진간의 견해의 차이와 소통 부족으로 빚어진 것"이라고 수습하며 조속히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지난해 10월 국내 언론관련 3대 학회(한국언론학회·방송학회·언론정보학회)의 추천을 받아 김경희·김세은·윤태진·이승선·임종수·장하용 교수 등6명의 옴부즈맨 위원을 임명하고,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5시10분 1TV를 통해 'KBS 뉴스 옴부즈맨'을 방송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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