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무기한 정회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무기한 정회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5.13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격렬한 난투극 속 유시민, 조준호 폭행당해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의 후속 대책을 정하기 위해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당권파들의 회의 진행 반대로 10시간 가까이 파행을 겪다가 무기한 정회됐다.

당권파가 중앙위 해산을 요구하며 물리적 저지에 나서면서 당 내분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중앙위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는 12일 밤 11시 반 더 이상 정상적인 회의가 불가능해 무기한 정회를 선포한다며, 속개 시기와 장소는 나중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심상정 대표가 밤 9시 40분쯤 중앙위 첫 번째 안건인 강령 개정안을 의결하는 순간, 당권파 측 중앙위원과 참관인 등 백 여 명이 회의장 앞으로 달려 나와 단상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부정 경선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가 폭행을 당했으며 당권파 측 참관인들과 이를 막는 진행요원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단상에 있던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가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특히 조준호 공동대표는 당권파 당원들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했으며, 옷이 찢어지는 등 봉변을 당했다.

당권파들은 일부 국민 참여당계 중앙위원이 회의를 앞두고 갑자기 교체되는 등 중앙위에 정당성이 없다며 계속 회의 진행을 막아 비대위 구성안과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안 등은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당권파 중앙위원과 당원들은 “국민참여당 출신 중앙위원 50여명이 회의를 앞두고 무더기로 교체됐다”며 “회의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중앙위원 명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당권파 측은 “어제 오후 2시로 중앙위 명단이 확정된 것이며 어떤 하자도 없다”며 “당권파의 주장은 합의 정신을 파괴하고, 통합 주체의 자율적 결정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비당권파는 진상조사를 통해 총체적 부정과 부실이 입증됐다며 비례대표 총사퇴와 즉각적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당권파는 진상조사 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며 비례대표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당원 총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지 철회, 17일 결정
이정희,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무기한 정회된 가운데, 당내 최대 세력인 민주노총은 지지 철회 등을 포함한 공식 입장을 예정대로 오는 17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11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번 사태로 진보진영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며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와 당직자 사퇴 등 강도 높은 쇄신안을 요구했고, 통합진보당이 쇄신 의지를 밝히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2일 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에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저를 실패의 본보기로 삼아주십시오. 저는 죄인입니다. 어제 제가 무릎꿇지 못한 것이 오늘 모두를 패배시켰습니다. 이 상황까지 오게 한 무능력의 죄에 대해 모든 매를 다 맞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의 한 당원은 이정희 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례대표 문제로 야기된 당의 분란을 해소하기보다는 선동하는 행위를 지속하다가 무책임하게 물러나고 침묵하겠다고 하는 것은 진보정치나 당원, 국민들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닌 특정정파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