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 머리가 좋아질까
책을 읽으면 머리가 좋아질까
  • 홍갑의 기자
  • 승인 2012.04.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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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도서관 ‘뇌 발달과 책읽기’ 특강

텔레비전이나 스마트 폰, 인터넷, 컴퓨터나 PC방에서의 게임 등 영상 매체로 인해 요즘 어린이들은 좀처럼 책을 읽을 기회를 갖지 못한다.

책과 멀어져만 가는 사회 환경 속에서도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 읽기와 뇌 발달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관장 신상기)도서관은 제48회 도서관 주간을 맞아 지난 12일, 허순영 순천기적의도서관장을 초청해 ‘뇌 발달과 책읽기’에 대한 특강의 시간을 마련했다.

다음은 허 관장의 강의 내용을 정리했다.

우리나라가 PISA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세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지만, 읽기 능력이 14위,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책을 읽는 습관이나 도서관을 찾는 문화가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 매체가 범람하는 환경 속에서 엄청난 시청각 자극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상호작용할 기회를 빼앗겨 문제해결력, 주의 집중력, 기억력, 창의력, 정서 조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뇌의 전두엽 부분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의 어린이들에게 언어교육과 지나친 학습을 강요하게 되면 뇌가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해서 학습에 비효율을 초래한다.

부모의 조바심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어려서부터 글자 읽기를 강요당하게 되면, 정서가 억압되고, 창의성도 말살된다. 심한 경우에는 글자에 대한 공포로 인해 글자를 그림으로 인식하는 난독증으로 이어져 글자를 읽는다고 해도 의미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

또한, 실패의 경험이 많아지면 좌절감을 맛보게 되고, 학습에 대한 태도도 부정적으로 변한다.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기본 적인 정보 외에 부모들이 제시하는 과도한 양의 학습은 뇌에 무리를 따르게 하며, 어린이들은 이것을 피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정보를 대충대충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정보처리 방식은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방해한다.

따라서 많은 양의 책을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한 권이라도 깊이 있게 정독하며 읽는 훈련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책을 골라 스스로 읽게 하자. 책을 읽는 것은 영상매체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영상매체는 일방적이기 때문에 전두엽이 전혀 활성화되지 않는다. 머리가 좋아지는 것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읽는 행위는 책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의미를 파악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사고력이 길러진다. 뇌가 더욱 활성화되고,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면서 기억력은 물론 창의력과 문제해결력도 생기게 된다.

뇌 발달의 선순환이 시작되고, 정서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도 갖추게 된다. /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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