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장승 문화재청, 지자체 해설 잘못 됐다”
“석장승 문화재청, 지자체 해설 잘못 됐다”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2.04.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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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안건상 교수, ‘석장승에 대한 지질학적 고찰’ 발표

호남지역에 세워진 석장승의 원암(原巖)에 대한 문화재청, 지자체의 해설이 대부분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조선대학교 안건상 교수(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가 13일 경남도교육종합복지관에서 열리는 한국지구과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하는 호남지역에 분포하는 ‘석장승에 대한 지질학적 고찰-전남 무안지방과 전북 남원지방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밝혀졌다.

안 교수는 이 논문에서 전남 무안지방과 전북 남원지방에 위치한 석장승에 대해 문헌조사와 현장답사를 통해 석장승을 제작한 암석의 종류와 부분별 조직과 광물을 기재하고, 풍화상태, 훼손상태, 위치이동, 분실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무안반도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성남리 석장승, 총지사지 석장승 그리고 법천사 석장승 등 세 석장승은 모두 무안군에서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 훼손되었고, 위치가 변경되어 있었으며 문화재 해설에서 석장승을 제작한 원암을 모두 화강암으로 소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리 석장승은 래피리응회암, 총지사터 석장승은 자색 응회암, 그리고 범천사석장승은 화강편마암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지질분포와 암석을 대조한 결과 원암의 공급지는 반경 1km 이내에서 채취한 것이 확실하지만 인근에 인위적인 채석장 흔적이 없어 이 암석들을 노두에서 채석한 것이 아니라 비교적 커다란 전석을 옮겨와 조각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남원지방의 석장승의 경우 실상사 입구의 세 석장승을 조각한 석재는 모두 반상변정질 편마암으로 밝혀졌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장승을 제작한 원암은 주로 그 지방에서 산에서 채석하거나 거대한 전석(떨어져 나온 암석)이라며 장승의 원암에 대한 문화재청, 지자체의 해설은 대부분 오류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는 석장승은 주로 사찰과 비옥한 농경지 주변으로,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석장승이라도 임의적인 위치변경이 심하며 국가나 지자체의 체계적인 관리 및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천주변, 평야에 위치하여 관리가 부실한 석장승은 훼손이 심하거나 분실되었으며 현재 세워지는 석장승은 화강암 재질의 공산품인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귀중한 민속문화재이며 관광자원인 석장승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기법(3차원적인 정밀측정과 기재, 풍화도에 대한 탄성파 측정 등)을 이용하여 조사하고 △장승에 대한 조형학적, 역사적, 과학적인 분류와 결과를 DB화하여 보존해야 하며 △국가와 지자체에서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수립하여 분실 위험 장승의 보존방안을 수립하고 분실되었거나 구전으로 알려진 장승을 탐문조사하고 복원해야 하며 △장승은 민중이 만든 조형물이므로 주민 스스로가 지킬 수 있는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교육 및 관광자원으로서 활용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지질자원화(지오사이트)와 연계하여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안건상 교수는 “석조문화재의 원암에 대한 연구는 불국사나 익산 왕궁터의 석탑에서 이루어진 예는 있으나 장승이나 선돌에 대한 연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불의의 재해나 홍수 지진 등으로 인해 파손될 경우 석조문화재의 원암과 석재 공급지에 대한 자료가 정확하다면 신속한 복구 내지는 복제가 가능하므로 앞으로 장승에 대한 3차원적인 정밀측정과 기재 및 풍화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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