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공동체와 윤리(4)
삶과 공동체와 윤리(4)
  • 이홍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대표
  • 승인 2012.03.3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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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대표
사람들이 소망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면서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고 그의 친척 친지 이웃들과 좋은 유대를 이루면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유익한 활동을 하고, 그런 것들 때문에 좋은 평판을 누리고 사는 사람. 별로 나무랄데 없는 그림이다.

그렇게 살 수 있으면 오죽 좋겠는가 하고 나도 나도 하고 손들고 나설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러나 들었던 손을 거두고 이웃들의 삶과 자신의 삶을 차분히 돌아보면, 건강한 영육도 충분한 의식주도 좋은 평판도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건강도 가꾸어야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횡액은 물론 보통의 사고라도 피해야 한다. 만족할 만한 의식주는 획득해야 할 것들이다.

수고로움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인생은 고해라는 말을 들은지 오래고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협박은 소년시대부터 익숙한 교훈이다. 생존투쟁은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웅변가들로부터 일찍부터 들었을 뿐만 아니라 ‘나 살고 너 죽기’의 투쟁을 역사에서 접하다 보면 '이타주의적 삶'이 그야말로 허망한 격양가로만 들린다. 신진대사는 영양분을 획득해야 하고 생존은 신진대사의 연속인데 영양분은 모세의 만나처럼 하늘에서 저절로 내린 적은 모세의 출애굽 때 말고는 한 번도 없었다.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는 도킨스(Dawkins, C.R.)의 이기적 유전자가 확고하게 지지하는 성 싶다. 그런데 이기적 생존들이 펼치는 인생 만화경은 진흙탕 개싸움으로 나타나, 문화가 결코 착근할 수 없고, 문화의 진보는 더욱 상상할 수 없었다. 갈등 긴장 투쟁은 사람다운 삶을 불가능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인간의 윤리적 욕구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이기성이 난무하는 결과는 삶의 경비를 엄청나게 부풀리게 된다.

삶의 경비가 인간들의 이기적 조건 때문에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다 보면, 인간생존을 위해서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그것은 이타적 접근이다. 이타적 행동이 주류가 될 때 긴장이 그만큼 줄어들고 갈등이 해소되고 경쟁이 느슨해지면서 호양 속에 상호이익이 도출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일찍이 크로포토킨(Kropotkin, P.A.)은 적십자 활동에서, 라인강의 선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국경을 넘는 상호부조를 적시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시공동체와 동물들의 집단생활에서도 확인되는 상호부조의 행위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타적 행동들이 있다.

자선과 헌혈을 하는 사람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일에 자신이 비용을 지불한다던가 보상을 바라지 않는 선물 행위가 우리들 주변에서 곧잘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들을 우리들은 안다.

인체생리학의 연구결과로도 사람들의 이타적 행동의 긍정적 성과를 증명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식이나 애인을 쳐다볼 때 활동하는 부위는 대뇌 중앙의 숨은 부위다. 서로를 신뢰하면 특정 시점부터 우정과 유사한 감정이 생기는데, 그런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고 그런 부위에서는 사람을 충직하게 만드는 신경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분비된다고 한다.

인간 선성의 본질은 교육이나 훈련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왕양명이 양지라 칭하기도 한 생래적 선성이 인간 안에 있다. 그러므로 학자들의 연구가 더욱 진척되다 보면 이기적 유전자만이 아니라 이타적 유전자도 우리 안에 있음이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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