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 “전쟁만 있고, 감동은 없다.”
@[마이 웨이] “전쟁만 있고, 감동은 없다.”
  • 김영주
  • 승인 2012.01.0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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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웨이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쏟아지는 외국영화 대작들, [틴틴]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성에 걸맞은 대중재미를 기대해 보았으나 실망으로 추락하였고, [미션 임파셔블4]는 1편만큼 단단한 긴박감을 주지는 않지만 조금씩 시들어가는 2편과 3편보다는 더 화끈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었으며, [셜록 홈즈2]는 1편이 보여준 화끈한 대중재미와 탄탄한 작품성을 잘 유지해 주었다. 우리 영화 [퍼펙트 게임]과 [마이 웨이], [퍼펙트 게임]은 보지 못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그리 시원치 않고, [마이 웨이]는 “전쟁만 있고, 감동은 없다.” 때론 지루하기까지 하다.

이번 연말연시엔 [미션 임파셔블4]와 [셜록 홈즈2]의 ‘단단하고 화끈한 대중재미’를 맛보시라.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셜록2]이다. [미션4]가 숨 돌릴 틈 없이 화끈하고 화려한 대중재미(A0)에만 그치고 있음에 반해서, [셜록2]는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와 주드 로의 연기력과 액션이 상당한 대중재미(A0)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화면의 질감에 깊이가 있고 무대 · 의상 · 소품이 매우 정성스러우며 여기에 한스 짐머의 배경음악까지 훌륭하게 뒷받침해 준다.(A+) 지난 해 [아바타]에 1300만 명이나 몰려드는 바람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서 안타까웠는데, 이번엔 관객이 제대로 몰려들길 바란다.



[마이 웨이]가 “전쟁 장면은 대단하지만, 스토리가 약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강제규 감독 영화가 하도 오랜만이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했고, 300억 원이라는 큰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도 궁금했다. 돈을 많이 들인 만큼, 전쟁 장면의 스케일과 비주얼은 더 크고 장대했다. 전쟁 장면의 무대셋팅은, 외국영화에 비하면 아직 어설프고 어색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제작 여건으로선 나름대로 돈도 많이 들이고 참 대견스러울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감독과 스텝들, 그런 정도 장면을 만들어내느라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54089&videoId=32813&t__nil_VideoList=thumbnail 

배우들도 고생 많았다. 장동건, 우리나라 최고의 꽃미남 배우, 그러나 [친구]를 제외하곤 그의 연기가 항상 조금 어설프다.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눈매나 표정에 억지가 서려있고 몸동작도 어딘가 뻣뻣해 보인다. 그런데 장동건만 그러한 게 아니라, 일본 배우 오다기로 조도 그래 보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조연배우 김인권도 그래 보였다. 왜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까지 연기를 열심히 하는 데, 억지스럽고 뻣뻣하게 굳어 있을까?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인 만큼 감독과 스텝 그리고 배우들이 모두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너무 크지 않았는가 싶기도 하지만, 스토리의 흐름 자체에 억지가 있어서 그 억지스런 역할을 억지로 소화해내느라고 안간 힘을 쓰다 보니 그리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배우들 하나하나가 모두 몸고생 많았고 연기도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가 뻣뻣하게 굳어가면서 덜컹거린 게 아닐까? 마침내는 그 배경음악도 슬픔과 감동을 강요하는 듯 겉돌았고, 전쟁 장면 음향도 그 치열함과 잔혹함을 과장하는 걸로 들려왔다. 내 몸이 영화 안으로 빨려들지 않고 자꾸 영화 밖으로 튕겨 나왔다.

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도 그랬었다. 그런 [태극기]가 1000만 관객을 모았으니, [마이 웨이]도 1000만 관객을 모을 수 있을까?  더구나 제작비를 3배나 더 들였다는데 . . . .   안 될 것 같다.  잘 해야 300만 명에서 500만 명쯤 되지 않을까? [태극기]가 1000만 관객을 모은 건, 바로 앞 영화 [쉬리]가 헐리우드 액션과 특수효과를 잘 살려서 대중재미를 화끈하게 뽑아냈던 성공에 힘입었기 때문일 게다. 지금 관객들에게 [쉬리]의 명성은 까마득하고, [태극기]에서 느낀 대중재미는 [쉬리]에 비하면 그 열광이 뚝 떨어진다.  이번 [마이 웨이]는 그 뚝 떨어진 열기밖에 끌어내지 못한 솜씨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 구닥다리로 보인다.  게다가 이 영화의 승부수라 할 수 있는 더욱 장대해진 전쟁 장면마저도, [태극기] [고지전] [집결호]의 전쟁장면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을 흉내 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10년 전엔 그럴 싸해 보였을지 모르지만 이젠 별로 새롭지도 않고 그저 그렇고 그런 장면들이다.  결론은, 영화 분위기나 작품수준이 [태극기]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몸집만 거대해졌다는 것이다. 그 몸집도 근육질로 탄탄하고 매끈하게 커진 게 아니라 그저 비곗살로 뚱뚱하게 비대해진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감독의 내공과 외공이고,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시나리오의 내공이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의 내공과 외공이 모두 수준이하이다. 스토리의 흐름이 억지스럽고 거기에 곁들인 이런저런 에피소드까지 어색하다. 그래서 “전쟁만 있고, 감동은 없다.” 때론 지루하기까지 하다. 제작비와 그 노고가 아깝다.

* 대중재미 B0, * 영화기술 A0( 무대셋팅은 A++ ),
* 감독의 관점 : 공화파 C0.( 그 동안 제가 ‘삶의 숙성’이란 표현에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앞으론 감독의 연출관점‘공화파 · 민주파 · 사회파’로 나누어서, 제 안목으로 점수를 메겨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마이 웨이]는 감독이 ‘공화파의 관점’에서 만들었는데, 자기 내공을 표현하는 솜씨가 낮은 C0급이라는 뜻입니다. [셜록2]는 감독이 ‘민주파의 관점’에서 만들었는데, 자기 내공을 표현하는 솜씨가 높은 A0급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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