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예술단 법인화 놓고 ‘시끌벅끌’
광주시립예술단 법인화 놓고 ‘시끌벅끌’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06.10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인화는 불필요한 재정 투입 우려
제도 문제보다 관계자 인식 변화가 우선
광주시립예술단의 법인화를 두고 광주시와 전국 공공서비스노동조합 광주시립예술단지부(이하 시립예술단노조) 간의 입장차가 커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측이 올 2월부터 T/F팀을 만들어 법인화를 검토하고 있고, 이에 시립예술단노조는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고 문화인구 역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법인화는 시기상조라고 맞서고 있다.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20년 동안 시립예술단이 정체상태에 있다”며 “법인화 또는 재단으로 이관하여 문제점들을 개선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교향악단, 경기도문화의전당이 6대 광역시보다 수익률이 15%~34%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 사례를 들며 “공무원이 아닌 전문가들이 운영을 해야 활성화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시립예술단노조 관계자는 “법인화는 공공예술기관의 공공성을 위축시키고, 예술단체 운영의 민주화를 실현시키지 못하며, 예술노동자들의 권익을 침해해왔다”며 “지역의 예술계와 시민단체, 예술노동자들의 의견을 모아 광주시립예술단의 나아갈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 전문성 확보, 예산의 탄력적 운영 통한 공연의 질 증대
반대 : 공공성 축소, 시민 예술향유권 위축, 시장논리 지배구조

법인화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공무원들의 잦은 순환보직에 따른 전문성 부족을 한계로 지적한다. 법인화를 통해 전문가들이 인사와 조직,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가지고 예술단의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연예산 집행에 따른 문제점으로 인해 단체별 공연의 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노출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법인화를 반대하는 노조원들은 ▲공공성 축소 ▲시민의 예술향유권 위축 ▲시장논리의 지배구조 등에 따른 예술의 공공성 훼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법인화로 예술기관의 공공성이 축소되어 시민의 예술향유권이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고, 예술기관의 지배구조가 관료독점구조에서 예술엘리트들의 지배구조로 얼굴만 바뀌는 것일 뿐 일반 단원의 권익은 크게 후퇴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인화 의원은 “시립예술단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법인화를 논하기에 앞서 중장기적인발전계획이 먼저 수립되어야 한다”며 “예산, 운영, 분과별 점검 등을 통해 각각의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진단을 해서 법인화든, 직영이든, 분과별 운영이든 결정해야 하는데 시가 너무 폐쇄적이고 일방적으로 법인화를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홍 의원은 “예술단원들이 노조를 만들어 투쟁하기보다는 기량을 키우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시민들에게 고급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다 보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예술단이 될 것이고, 이러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단체는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어야 하고, 분야별 인적 구성이 복잡하기 때문에 광주시립예술단의 법인화 추진은 신중해야 한다. 문화예술회관 관계자의 말처럼 법적 형태만 바뀌는 것이지 운영형태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공무원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면서 불필요한 재정이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문제보다 단체장, 관장, 기획자, 단원 등 관계자들의 변화가 우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