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길을 찾다 제6강]
‘전통과 자연이 숨쉬는 아시아’
[아시아에서 길을 찾다 제6강]
‘전통과 자연이 숨쉬는 아시아’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6.09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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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병수 비움 대표/2009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광주지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문화이해를 위한 공개강좌를 마련했다. 3월 중순부터 문화전당역 앞 아시아문화마루(쿤스트할레)와 광주교대 대강당에서 모두 6회에 걸쳐 격주 목요일로 진행된 공개강좌는 ‘아시아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시민의 소리>는 독자를 위하여 이 강좌를 매 회마다 현장의 소리를 전달했고 이번이 마지막 강좌이다.<편집자 주>

은병수 曰
“전통과 자연으로부터 시작되는 아시아의 문화는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의 문화가 과거에는 알아주지 않는 등 소외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병수 曰 “전통과 자연으로부터 시작되는 아시아의 문화는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의 문화가 과거에는 알아주지 않는 등 소외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에서 길을 찾다’의 마지막 강의는 2009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한 은병수 비움 대표가 ‘전통과 자연이 숨 쉬는 아시아’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그동안 은 대표를 포함한 각계 전문가 7인이 아시아문화 이해를 위한 공개강좌를 통해서, 지역 시민들에게 문화의 개념을 심어주고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왔다.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이 강좌의 마지막 주자인 은병수 대표가 유쾌한 모습으로 강단에 섰다. 은 대표가 재미있는 사진들을 모아 왔다면서 “요즘 우리를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도 생활이 돌아가고 디자인들이 돌아가는 등 세상 물정이 어떻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면서 “그런 와중에 여러분이 강연이 끝나고 한두 가지라도 느끼고 돌아가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먼저 아시아라고 한다면 흔히들 서양과 대변되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아시아는 한국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중동아시아, 서아시아, 우주벡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은 대표는 이 가운데 한․중․일을 제외하고 비교적 덜 알려진 동남아시아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했다. 필리핀, 타일랜드, 태국, 말레이시아 같이 기후가 덥고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다.

자연환경 이용 천연재료 상품화

흔히들 아시아 하면 여러분이 생각나는 게 뭐가 있나? 태국이나 필리핀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관광! 많은 한국 사람들이 관광을 1순위로 꼽는다. 그 지역에는 앙코르와트라던가 인도의 타지마할 같은 유적지도 많고 우리도 그런 곳을 많이 떠올린다.

은 대표는 관광지 외에 우리들이 모르는 바가 많다며 그들이 어떤 것 들을 하고 있는지 보고 한번 배워보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이야기했다.

은 대표는 배를 끌고가는 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곳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필리핀 관광지 이다”면서 “여기는 물살을 거슬러서 올라가는 관광지라 유명해졌다”라고 했다. 물살이 상당히 거세게 내려오는데 노를 저어가고 바위가 많으면 배를 들고 간다. 이렇게 자연환경을 이용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점이 신선하다.
은 대표는 실제로 이 유명 관광지에서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배를 탔는데 기분이 묘했다고 했다. 이러한 것을 개발한 사람들의 지혜에 놀라운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은 대표는 또 두 명의 여성의 발이 보이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건 배는 아니고 인력거 비슷한 탈 것인데 비 때문에 포장을 한 모습이다”고 했다.
요즘은 기계의 발달로 인력거가 아니라 오토바이로 태우고 간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도 자동차가 있고 우리보다 잘사는 사람도 많은데 아직도 이렇게 생긴 탈 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서민들이 싸게 이용 가능한 서민의 발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외국관광객들이 도시의 상징물로써 일부러 타보며 관광을 즐기는 이유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중국집이 있고 태국음식점과 일식집이 있다. 일식집은 비싸기 때문에 최근 태국음심점이 더 많다. 앞으로 음식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태국음식 등이 각광을 받을 것이다.
은 대표는 가리비 같은 사진을 보이며 “인도거리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인데 꼭 굴이나 가리비처럼 생겼다”면서 “허연 것이 다 은박지로 싼 것인데 이 모습이 너무 멋지다”고 했다.
길거리마다 우리의 노점상처럼 쟁반을 놓고 파는 사람이 많은데 한 폭의 그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속을 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가장 큰 관광자원 중 하나가 길거리 음식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길거리 음식을 구경하는 데 한두 시간 정도 걸린다.


고유문화 상품화 아시아의 저력

아시아의 또 하나의 특징은 먹거리나 식품류의 모든 포장을 야자수 잎, 바나나 잎 코코넛 뚜껑 같은 자연적인 것으로 했다. 그동안 공산품이 많이 부족해 종이가 귀했기 때문이었다.
바나나 잎으로 싸서 파는 길거리 음식을 보면 이 사람들은 옛날에 없어서 이렇게 만들었는데, 지금 유럽, 북미, 우리나라를 포함해 최근에는 친환경이 발달해서 고급음식일수록 천연재료를 이용해 포장한다.

아시아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약간 도로포장도 안 되고 오지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큰 도시는 서울보다 번화한 곳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시골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어려운 시골도 많은 등 그만큼 차이가 있다.
미얀마는 실업률이 높아 사람들이 할 일이 적고 아직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아 생활이 어렵고 빈부차가 심하다. 또한 나라가 독특해서 몇 가지 종류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나오는 보석의 종류가 다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 청년들이 길거리에 나와 자기가 가져온 옥을 꺼내 흥정을 하는데 가짜가 많다.
이렇게 못사는 나라도 있지만 가구도 아름답고 멋진 바다가 있는 천해의 자연환경이 있고, 자연재료로 많든 유명한 소파가 있다.

은 대표는 필리핀에서 생산되는 소파와 태국의 가구 사진을 차례로 보여주면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
유럽의 최고급 호텔에 많이 보이는 필리핀 산 소파는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다. 필리핀 디자이너가 필리핀 현지에서 쉽게 구한 값싼 등나무 껍질 재료로 만든 후 세계 최고급 호텔에 비싼 가격으로 판다. 이러한 점은 아시아인들에게 배울 수 있는 그들이 가진 저력 중 하나이다.
3인용 소파의 경우 먼저 철근으로 형태를 만든 다음에 등나무 줄기를 꼬아서 만들었다. 여름용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데 가격은 500만 원 정도의 고가이다.

수초를 이용한 의자도 인기

태국에는 아직 왕이 존재하고 정치인들의 분쟁의 판가름을 왕이 할 정도로 왕권이 강하다. 그러한 왕실의 전통의자 중에 실제 침대보다 작지만 침대처럼 생긴 소파가 있다. 서양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많은 판매가 이루어졌다.
태국의 국민적 가구디자이너가 강물에 있는 수초(물풀)을 말려서 이 전통의자를 만들었다. 태국의 수초가 엄청나게 번식력이 좋아 빨리 자라 물길을 막고 홍수를 낸다.

수초를 이용해 상품화할 수 없을까 3년간 고민한 끝에 이 의자를 만들어 냈고, 그 이후로 모든 가구 디자이너들이 수초로 상품을 만들고 그 가구디자이너는 국민적 영웅이 됐다.
라오스는 세계 빈민국 5위 안에 드는 가난한 나라다. 이곳은 실크가 유명한데 한 미국인이 거기에 반해 라오스에 정착한 후 자신의 디자인을 섞어 세계시장에 내놓을만한 상품화에 성공했고 그 수익금을 라오스를 위해 쓰고 있다.
아시아지역을 여행할 때 호텔에 가면 그 나라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태국에 가면 태국스럽고 말레이시아에 가면 말레이시아 같고 인도에 가면 딱 인도의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은 대표는 개인적으로 출장을 가면 값을 떠나 그 나라의 특색이 있는 숙소를 찾는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이름만 한국이지 대부분 한국적 컨셉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서양식의 호텔에 다름 아니다. 아무리 낙후된 시골의 저렴한 가격의 잠자리임에도 그 나라의 향취가 있고 컨셉이 있는 점이 부러웠다.

동남아시아 지역엔 길거리에 종교적인 사원들이 많이 있는데, 색상들이 아주 화려하다. 그곳엔 그 나라의 기념품들을 판다.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도 기념품을 파는데 한국적인 상품이 거의 없다. 비, 배용준 등이 그려진 포스터 등을 팔고 간혹 한지라고 해서 뒤를 보면 한지가 아니다.

대부분 필리핀, 베트남에서 가져온 거라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동남아 지역은 전부 자기나라 재료를 손으로 만들어 판다. 우리나라는 한지의 맥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한지는 물에 담갔다가 말려도 찢어지진 않는 좋은 품질을 자랑하지만, 실제로 만드는 사람이 현저히 적다.

고유문화를 상품화하는 노력 필요

아시아의 문화가 과거에는 알아주지 않는 등 소외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의 디자이너들은 아시아의 자연적 모티브를 많이 이용한다.

예전에는 한국적인 것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사람치고 돈 버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거대 건설회사도 큰 건물을 한국적으로 세우기 위한 방법을 고민을 하는 등 그만큼 스타일이 달라졌다.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아시아의 비전 중에 그릇, 가구, 조명이 유망하다. 그릇 분야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마케팅 장이 있으며, 가구 분야는 지금은 고가의 유럽산과 저가의 중국산에 밀리고 있지만 한때 우리나라가 많은 발전을 이룩한 적이 있었다.
조명분야도 유망하다.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고 낙후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 오방색등 훌륭한 모티브가 많다.

말레이시아 디자이너가 은 대표에게 한 의미심장한 말이 있다. 자기 나라는 섬이 많고 교통이 개발이 안돼서 각각의 섬의 고유문화가 다 살아있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도 앞으로 미래세대인 자녀들에게 한국문화를 수시로 인식시켜야 된다. 한류 연예인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문화도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갈수 있고 얼마든지 좋은 한복도 만들 수 있고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젊은 세대들한테 강조를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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