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저예산, '아시아 영 아트 페스티벌'
2천만원 저예산, '아시아 영 아트 페스티벌'
  • 정인서 조선대 경영학부 초빙교수
  • 승인 2011.04.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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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대 크다

2천만원으로 한 달 동안 '아시아 영 아티스트 페스티벌'이 대인예술시장 일원에서 열린다. 광주를 포함한 아시아 청년작가들과 큐레이터 등이 참가하는 '창작공연'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지난 4일부터 오는 5월 6일까지이다.
 

'아시아 영 아트 페스티벌' 포스터

 


그런데 행사 규모나 이름에 비해 투자예산이 너무 적어 정말 잘 치러질까라는 생각마저 갖게 만든다.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한다는 광주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영 아티스트 페스티벌'은 광주시나 광주문화재단, 광주시립미술관도 아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기금을 지원 받았다.
지난 2009년 대인예술시장에 둥지를 튼 대안공간 미테-우그로(대표 조승기)의 노력이다. 문 연 지 불과 2년도 채 안된 한 전시공간 대표가 국내작가는 물론 외국작가를 초청하고 전시기획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프로그램 제목을 봐도 재미있고 의미 있는 내용들이다. 기본적으로 전시회를 갖는 것 외에 지역 예비작가와 기획자를 위한 천막스쿨, 'Sing The Fruits of Our Labour'(노동의 열매 찬가) 퍼포먼스, 5월의 공동체정신을 되돌아보는 리어카 프로젝트, 아시아 전통 문양을 소재로 한 워크숍 '뮤지엄 스테이', 실험적인 공동창작공연 '일상으로의 초대', 예술가들과 관객들을 향한 독설과 예술적 비전을 제시하는 '예술무당 프로젝트' 등이다.

행사를 기획한 큐레이터는 미테-우그로 디렉터 겸 독립큐레이터인 김선영을 중심으로 이영신, 정민초, 김소현(이상 한국), 클라리사 치키앰코(필리핀·리사), 피차야 피야싸판(태국·니키) 등이다.
참여 작가는 광주 작가로 김강석, 이조흠, 김영태, 김명우, 흑표범 5명과 소치로 미츠야, 양기야 신(재일교포 3세·이상 일본), 야오 충 한(대만), 마히마 싱(네팔), 데이지 비세닉스(호주) 등 13명이다.
지난해 조 대표와 큐레이터인 리사와 니키 등이 한국과 필리핀, 태국 등을 오가며 아시아 작가들의 소통과 교류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광주지역의 많은 작가들은 정말 문화광주를 대표할만한 좋은 청년작가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시민 참여와 소통의 자리도 마련되었고 공동체 광주의 정신을 보여주는 좋은 기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무슨 행사든 돈이 필요하다. 걱정의 소리가 들린다. 2천만원으로 이렇게 많은 행사를 치러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조 대표가 자신의 사비를 들이든, 외부로부터 협찬을 받든 그것은 순전히 조 대표의 노력이다.

이렇게 독립 전시공간이나 큐레이터의 노력은 문화광주를 살찌우는 중요한 요소이다. 모든 것을 공공기관에서 다 해낼 수 없기 때문에 민간단체나 예술가 집단이 모여 그들만의 행사가 치러지는 것은 필요하다.
다양한 가치나 시선을 보여주는 자리는 이런 경로를 통해서 표출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지역에서 후원해주는 좋은 기업들이 있으면 좋겠다. 광주문화재단이 향후에 기업메세나협의회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도 이 같은 맥락일 게다.

미테-우그로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다. 향토 냄새 짙은 이름으로 전시공간을 만든 것은 철저한 로컬리즘을 통해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뜻을 담았다고 생각된다. 청년 작가들의 열정이 광주로부터 살아 피어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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