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새들은 다시 돌아올까
떠나간 새들은 다시 돌아올까
  • 황현미 시민기자
  • 승인 2010.11.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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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가 본 영산강 승촌보 공사현장

▲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건설기계들의 굉음에 영산강을 찾은 철새 몇 마리가 놀라 날아오르고 있다. ⓒ김향득 사진작가
2012년까지 22조원을 투입해 생태계 복원,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및 친환경 보 설치 등을 추진한다는 4대강 사업이 계속 진행상태다.

지난달 23일 새벽 6시 4대강 중 나주 영산강 승촌보 공사 현장. 강은 사물이 잠깨기 전인 이른 새벽부터 분주한 공사소음으로 가장 먼저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해가 뜨지도 않은 시각 공사장의 기계장비 불빛만이 동물의 눈처럼 빛이 났다.

사진작가 김향득씨는 철새를 찍기 위해 이곳 영산강을 벌써 몇 차례 찾았다. “공사를 시작하는 9월 정도만 해도 왜가리 떼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지. 그런데 오늘 와보니 불과 두 달 사이에 많은 새들이 사라지고 있어.”하며 두 달 전에 찍은 사진과 최근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영산강하구둑에서 위로 80km 거리인 광주천 합류지점 광주시민들이 쏟아낸 생활하수에 흘러들고, 1981년 하구둑을 막은 후 계속 퇴적물이 쌓이면서 하구둑 위로 10여km까지 강 바닥에서는 생물이 살수 없는 썩은 하구둑은 그대로 두고 멀쩡한 중·상류 모래펄을 긁어내는 모습을 보며 시민들은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도 포크레인은 강 중간에 들어가 열심히 모래를 퍼내고 있었다.
영산강 물은 뿌연 물로 변하였으며 가끔 물고기가 수면 위로 고개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광주와 나주를 아우르는 영산강 둔치 청동습지 일대는 4대강 공사로 인해 대부분이 훼손된 상태로 동식물의 서식지가 사라졌다.

영산강 상류 쪽인 담양하천 습지도 우리나라 최초의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다양한 생물군이 살고 있고 멸종위기종인 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하지만 영산강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 대나무 숲의 약 38%가 잘려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숲을 제거하게 되면 황로와 백로의 집단 최대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영산강 개발 사업으로 영산강뿐만 아니라 강 주변을 터전 삼아 사는 생태계마저 병들어 곪아가고 있다. 사람과 강, 물고기와 철새들이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법칙이거늘 속이 곪아버리는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이 되어버렸다.

4대강 사업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공사현장 인근 제방길을 따라 걸으며 나올 때 휑한 영산강에 몇 남은 가을갈대가 더욱 외롭게 흔들거렸다. 과연 강과 물고기와 철새가 다시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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