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2]Money never sleeps! Why? Greed!
[월 스트리트2]Money never sleeps! Why? Greed!
  • 김영주
  • 승인 2010.10.2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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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에 상영한 [월 스트리트 1]와 대체로 비슷하다. 더욱이 그 영화이야기를 2008년 미국 금융공황이 일어났을 때 썼던지라, 그 세상사 이야기도 1편에서 했던 이야기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1편 이야기에서 한미FTA를 나쁘다고 단정지어 말한 게 맘에 걸린다.  FTA는 90년대 민주당의 클린턴정부 시절에 미국과 멕시코가 맺은 무역협정이다. 그러나 그 협정의 성격이, 공화당이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일반협정의 성격과 민주당이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쌍무협정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협정을 끌고가는 정부가 보수적 공화당이냐 진보적 민주당이냐에 따라서, 그 협정의 스타일과 내용이 사뭇 달라진다. 그런데 노무현정부의 한미FTA 추진을 잘못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서너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다음 한 가지는 너무나 명백하게 잘못이며 어처구니 없기까지 하다.
 
노무현정부가 기본적으로 진보정권이기 때문에, 미국 공화당정부와 무역협정을 한다는 자체가 자기 정통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 따라 그걸 무릅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명백히 잘못인 이유는, 그 협상이 시작한 지 1년 뒤쯤에 힐러리나 오바마의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확률이 90%이기 때문에, 아무리 애써서 그 협상을 이끌어낸다고 하더라도 1년뒤에는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릴 확률이 90%이다.  세상에 이런 바보짓이 어디 있나!  자기 정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애써서 만들어낸 작업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휴지조각이 될 협상을 임기말에 진땀나게 디밀어대다니!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다.  그걸 자기가 모시는 대통령에게 경제성장이라는 발림말로 권유한 사람은 아주 나쁜 놈이거나 똥멍청이다.  이건 노무현정부를 개떡 만들려는 음흉한 의도를 가진 '시장만능주의'를 맹신하는 경제관료와 학자들의 검은 음모이거나, 그게  아니면 '정치와 경제의 연결고리'나  경제정책에 담긴 정치적 색깔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FTA협정 자체로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 없고, 그걸 추진하는 정부의 성격과 그 시대적 상황 그리고 그 협상으로 이익과 손해를 보는 입장에 따라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 있다.  FTA협상이 나쁜 게 아니라, 그 당시 한미FTA가 노무현정부에게 아주 나쁜 것이며 나아가서 어처구니 없이 어리석은 것이다.  지금 한미FTA 재협상은 말을 꾸며서 말하자니 '재협상'이지, 공화당 부시 정권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무역협상이다.  공화당의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일반협상이 아니라 민주당의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쌍무협상에 의한 ( 자동차와 쇠고기에 한정된 ) 품목별 협상이다.   FTA라는 용어는 그 전혀 달라진 무역협상에도 불구하고 타성에 젖어 붙여진 '껍데기 딱지'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금융공황이 일어난지 2년이 지났다.  그 동안 나타난 세계경제 상황에 서너 가지 덧붙여 말할 게 있다.  그 엄청난 금융공황에도 1930년대와는 달리, 온 세계가 한꺼번에 공황의 블랙홀에 빨려들지 않은 것은, 오바마의 민주당 정권이 Big Government정책에 의한 시장규제를 화끈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고,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하며 세계의 실물경제를 뒷받침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뒤끝으로 나타난 게, 미국의 Double Dip 공포와 유럽의 재정금융 사태이고, 최근에 벌어지는 중국과의 ‘환율전쟁’이다. 미국과 중국, G2의 다툼에서 지금은 중국이 뒤좇아 가는 형국이지만, 환율전쟁을 분기점으로 G2의 새로운 모습이 나타날 조짐이다.( 중국의 ‘시진핑의 시대’가 호기심을 잔뜩 일으킨다. )
 


미국이 이렇게 기울어 가는 이유가 서너 가지 쯤 되지만, 2차 산업의 실물경제가 시들어가면서 머니게임이라는 거품에 기대어 ‘사기꾼 자본주의’로 빠져들어 근검절약하는 ‘청교도 정신’ 잃어버린 게, 가장 큰 이유이다. 미국이 2차 산업의 실물경제에 땀 흘리지 않고 환율전쟁 같은 머니게임에 매달리는 건, 자기를 속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젊은이의 ‘工大회피’ 현상이 심히 걱정스러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 그래서 이 영화는 머니게임에 의한 ‘사기꾼 자본주의’의 부도덕한 탐욕을 비난하기도 하지만, 자연환경에 친화적인 ‘새로운 2차 산업’에 대한 고민도 암암리에 깔고 있다.



1편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탱탱한 긴장감이 없다. [트랜스 포머]의 샤 라보프는 새로운 주인공이지만 아직 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외모와 연기력이 영화를 장악하지 못하고, 세월 속에 많이 늙었지만 마이클 더글러스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여전해서 이 영화를 이끌어 간다. 아직, 눈빛도 형형하고 표정도 강렬하고 말씨도 깐깐하다. 그래도 월 스트리트를 떵떵거린다기보다는 새로운 카리스마들의 사이에서 ‘老兵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자존감을 유지하는 역할이기에, 1편만큼 강렬하지는 않다. 스토리도 10여분이 지나면 대충 그 결말이 잡혀와서, 큰 흐름에 별 긴장감을 주지 않는다. 영화 마무리에, 텁수룩한 백발을 기름 발라 올빽으로 잡아넘기고 굵은 시가를 비껴 물고서 그 예전의 카리스마가 생생하게 되살아나지만, 매우 미국영화스런 ‘아쉬운 결말’로 이어지면서 김빠져 버린다. 미국의 도덕적 타락을 상당히 리얼하게 그려가긴 하지만, 고지식한 미국식 교훈을 벗어나지 못한다. 마이클 더글러스가 늙었다는 것보다는 감독이 늙었다는 생각에 착잡하다. 올리버 스톤 감독, 한 시절 많이 열광했다. 나이 들어 숙성된 깊은 맛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파워도 솜씨도 줄어들고 안목이 둔해졌다. 미국이 늙어가는 걸까? 아니면 미국의 진보가 삭아든 걸까? * 대중재미 C+, * 영화기술 B+. * 삶의 숙성 : 공화파 B0 · 민주파 A0 · 사회파 B0.

<올리버 스톤 감독>


삶의 숙성에 두루 높은 점수를 준 것은, 무엇보다도 리얼하게 예리하고 맛깔나는 대사 때문이다. 안목이 많이 둔해진 건 아니라는 증거이다. 그걸 메모하느라, 한 번 더 보았다. 메모한 것, 반을 털고 나열한다. 덧붙인 제목 “Money never sleeps!” 섬뜩하다.  // 강연장에서 외치는 "Greed is good, now is legal"은 1편의 "Greed is good, Greed is Justice"처럼 공포스럽진 않지만 시리고 매섭다. / “Money is Yours, not His, Yours! 그들은 남의 돈 50%를 투기한다. 그리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나도 당신도 모두가 공범이기 때문이야! 우리 모두가 미친 거야!” 명쾌하고 신랄하다. / “Buy my Book!”은 안하무인하고 당당하다. // “음악이 끝나면, 파티도 끝나는 법!” 비장하다. // “졌어도 징징대거나 도망치지마! 울보는 왕따 당하잖아?” 산전수전공중전을 치른 ‘역전의 용사’답다. // "우리 거래하자, 넌 거짓말로 날 씹고 다니지 마! 난 진실로 널 씹고 다니지 않을 께!" 사시미 칼날이 번뜩인다.
 
<예고편>은 이 말맛을 거의 잡아내지 못했다.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53607&videoId=29127&t__nil_main_video=thumbn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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