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무사 터, 우범 사각지대로 남나
옛 기무사 터, 우범 사각지대로 남나
  • 김무진 시민기자
  • 승인 2010.05.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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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와 국방부 무상양여 협상 지지부진

▲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돼 있는 옛 광주기무사 건물.
5.18 사적지 제26호로 지정된 광주기무사(505 보안부대) 옛 부지가 5년 동안 방치돼 있어 역사적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범지역으로 전락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광주 서구 쌍촌동에 소재한 광주기무사는 대지 38.459m²에 건물 16동이 들어서 있으나 군부대가 2005년 11월 31사단으로 이전된 이후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금은 건물 일부가 무너지거나 불에 그슬려 도심내의 대표적 흉물로 지적 받고 있다.

광주 기무사는 80년 5.18 당시 수많은 민주열사와 송기숙(소설가) 이홍길 전남대 명예교수등 광주·전남 주요 인사들이 이곳으로 끌려와 모진 고문을 받았던 곳이다. 이에 광주시 민주정신선양과는 지난 2007년 6월 광주기무사 건물과 부지를 새로운 5.18 시적지로 지정했다.

또한 광주시는 5.18기념재단과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옛 기무사 땅 일대를 5.18 역사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국방부와 수차례 협의를 갖고 무상양여를 강력히 요구해 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국방부가 부대이전에 따른 재원조달에 사용할 부지라는 이유로 번번이 광주시의 요구를 묵살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5.18역사공원조성계획’의 차질에 따라 그 피해는 지역 주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옛 기무사 부지는 3만8천m²에 달하는 드넓은 대지에 소나무, 느티나무 등 각종 수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울창한 산림이 조성돼 있지만 철조망이 설치돼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나 휴식처로 전혀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각종 강력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간에 청소년들이 울타리를 타고 넘어 들어가 쓰러져 가는 건물 안에서 음주, 본드 흡입 등 각종 비행을 저지르고 있어 우범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 화정동에 사는 최인숙(38,여)씨는 “얼마 전 아이가 지름길로 학원을 가기 위해 광주기무사 부지 부근을 지나다 낯선 남자가 계속 따라와 납치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며 “하루 빨리 광주시와 국방부가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 공원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무상사용 및 토지사용에 대한 분할납부 등 시의 구체적 계획 수립 후 국방부와 협의를 추진해 왔지만 지금가지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청와대, 국무 조정실,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국가보훈처 등 관련부처에 무상양여 건의를 적극 추진, 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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