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개혁공천’…호남發 훈풍은 없다
빛바랜 ‘개혁공천’…호남發 훈풍은 없다
  • 강성관 기자
  • 승인 2010.04.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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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전북지사 경선 무산…갈팡질팡 “지도부 리더십 부재” 지적

민주당이 애초 기대했던 ‘호남 발’ 훈풍을 기대하기 어렵게 돼 멋 적은 분위기다.

민주당은 시민공천배심원제 등을 도입해 정치적 고향이자 앞마당인 호남에서 개혁공천을 이끌어 내 ‘호남 발 훈풍’으로 수도권 표심을 움직인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의 전제는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 광역단체장 ‘경선 흥행’. 그러나 당초 기대와 바람과는 다른 상황을 맞게 됐다.

전남지사 경선과 전북지사 경선은 ‘링’을 설치하다 ‘불공정 경선’ 논란이 일어 유력 예비후보들이 경선 후보 등록을 거부하는 사태가 생겨 경선이 무산됐다. 최고위원회는 12일 현직 도지사인 박준영 예비후보와 김완주 예비후보를 단수후보로, 각각 민주당 전남·전북지사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

특히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지역은 물론 전국적 관심사였던 광주광역시장 경선 역시 ‘불법 ARS여론조사’ 의혹으로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10일 실시된 광주시장 경선대회에서 강운태 의원은 이용섭 의원을 0.45%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두고, 후보로 선출은 됐다. 하지만 경선 후보인 이 의원과 정동채 전 장관 측은, 강 의원 측이 중앙당 선관위의 당원 전수 여론조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광주 소재 H신문사를 통해 여론조사 기관인 R사에 의뢰해 불법 ARS여론조사를 벌였다는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되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일 중앙당 선관위는 R사를 업무방해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하고 수사 의뢰했다. 이 의원과 정 전 장관 측은 “경선 불복”을 선언하고 재심 청구와 함께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현재 중앙당 재심위원회는 이들의 재심을 수용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고 검찰도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시장 경선은 ‘경선대회’ 자체만 놓고 보자면 ‘미완의 성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용적으로 흥행 몰이는 고사하고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게 무슨 개혁공천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일부 지역 기초단체장 경선 결과를 놓고도 ‘물갈이’ 된 곳이 거의 없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국회의원과의 마찰도 현직 단체장이 탈당하거나 무소속 수순을 밟고 있어 지역민들이 실망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부터 개혁공천의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당장에 상징적인 광역단체장 경선이 무산되거나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역풍이 불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당내에서도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첨예해 지면서 빛을 바래가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호남지역 경선 흥행 실패를 우려한 탓인지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박준영 전남지사 예비후보가 양해를 해 준다면 추가 등록을 할 수도 있다”며 전남지사 경선 성사를 바랐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광주시당 한 관계자는 “지도부가 개혁공천 목소리만 높였지 일관성과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경선 방식도 시민공천배심제로 하겠다고 했다가 며칠이 지나면 방식을 바꾸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리더십 부재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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